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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용평가와 결혼풍속도


 

              ♧ 신용평가(信用評價)와 결혼풍속도♧


 현대는 사람의 가치(價値)도 신용(信用)으로 평가(評價)받는 시대가 되었다. KCB(한국개인신용)는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등의 은행과 농협. 삼성. LG카드. 현대카드. 삼성생명 등 주요 금융회사 19개사가 출자해서 만든 개인신용정보회사로 오는 10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으로 있다고 한다.

 KCB는 앞으로 신용평가대상(信用評價對象) 소비자의 신용보고서(信用報告書) 내용을 1년에 한 차례씩 무료로 통보(通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공되는 정보의 내역은 대출현황, 신용카드 소지여부, 신용평점(信用評點), 연체정보(延滯情報), 대출금상환정보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1998년 IMF가 터지면서 기업에서 구조조정(構造調整)을 단행하자 직장인들이 직장을 잃게 되면서 실업자를 양산(量産)했고,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신용불량자와 개인파산자(個人破産者)가 속출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각 가정마다 개인부채(個人負債)가 평균 3000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개인 신용불량자(信用不良者)는 돈을 벌어서 갚으려고 해도 새로운 직장에 들어갈 수가 없고 금융권에서도 대출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시장이 형성되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나 사람을 점수로 평가하는 계량화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결혼시장에서는 ‘배우자점수’로, 직장에서는 ‘인사점수’로, 금융시장에서는 ‘신용점수’가 매겨지게 된다. 이 점수에 따라 보너스가 차등 지급되고, 카드가 발급되고 대출이자가 결정된다.

 또한 결혼정보회사에서는 이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회원을 받아들이거나 탈퇴시키기도 한다. 최근 한 결혼정보회사의 [결혼문화연구소]에서는 ‘배우자지수’를 개발하여 특허까지 마쳤는데 ‘배우자지수’에는 사회경제지위, 신체매력도, 가정환경지위가 포함된다. 다시 말해서 본인의 학력. 직업. 소득과 신체적 매력은 물론 부모형제의 학력. 직업. 경제력까지 포함한다. 직업군은 2만 여개, 학력은 1800개, 소득수준은 100여개 집단으로 나눈다.


 예전에는 집이 찢어지게 가난하고 부모가 무식해도 본인만 똑똑하면 ‘개천에서 용이 나왔다.’고 하여 출세를 하고 부잣집 사위가 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서로 성장한 환경과 출신학교가 비슷하고 부모의 경제력과 지적수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혼인을 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결혼의 4대 조건은 학력, 연봉, 종교, 출신 고등학교가 해당된다.

  같은 종교를 가지고 비슷한 환경 속에서 자란 사람들은 서로 동질성(同質性)을 느낄 수 있지만 다른 환경과 다른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이 만나게 되면 이질감(異質感)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질감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양가에도 작용하여 부모의 학력과 경제력, 직업, 종교관이 서로 비슷하지 않으면 결혼생활에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드라마에서처럼 ‘신데렐라’나 ‘온달왕자’가 탄생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남자는 여자보다 학력과 경제력에서 우위(優位)를 차지하고 있고, 남성은 집안의 재정(財政)을 담당하고 여성은 자녀교육을 담당하는 가부장적 가족관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 서양에서는 남자 보다 여자의 수입이 많은 것을 선호하지만 우리나라 남자들은 아내가 돈을 더 많이 벌어들이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낀다고 한다.


 요즘 악화된 경제난으로 서민들은 지갑을 꽁꽁 닫아놓고 살지만 부유층에서는 오히려 명품 소비가 증가했다고 한다. 앞으로는 부유층과 서민층으로 양분화 되어 갈수록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현상이 심화될 것 같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되다보면 현대판 양반층과 상민층을 형성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友瑛           2005. July.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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