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치페이(Dutch Pay) ★
‘더치페이’는 ‘여러 사람이 음식을 먹거나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 각자가 부담하거나 추렴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여러 사람이 모였을 경우 한사람이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흔했는데 요즘에는 경제사정이 어려워지고 개인주의가 팽배하다보니 특히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 사이에서 ‘더치페이’가 보편화되고 있다. 나는 대학생 아들이 둘 있는데 친구를 만날 때 한 번에 돈 만원만 가지고도 음식값과 커피 값과 노래방까지 해결할 수가 있다고 한다. 이것이 ‘더치페이’의 좋은 점인 것 같다. 요즘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기성세대(旣成世代) 사이에서도 ‘더치페이’가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趨勢)다.
우리나라는 IMF 이후에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더치페이’가 급속도로 확산됐지만 가까운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더치페이’가 보편화되어 있어서 오히려 부담을 느끼지 않고 화합의 자리를 가질 수가 있었다.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두 번 공짜로 얻어먹게 되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자신도 사야하는데 돈이 없는 사람은 부담을 느껴서 그런 자리를 피하게 된다. 그런 일이 자꾸 반복되다 보면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지장을 초래(招來)하게 될 것이다. 여고동창모임에서는 회비를 걷어서 식사비를 내고 남는 돈을 통장에 비축(備蓄)하고 있는데 돈이 많이 모이면 해외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이렇게 친목모임에서 회비를 걷는 것도 일종의 ‘더치페이’라 하겠다.
지금까지 납품업체(納品業體)나 중소업체에서 접대비용(接待費用)을 부담하는 것이 관행(慣行)으로 돼 있었는데 최근 [신세계]가 ‘신세계페이’라는 특이한 캠페인에 돌입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부하직원은 물론 납품업자 관계자들과 회식(會食)할 때 모든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더치페이’를 원칙으로 삼은 것으로써 이 캠페인은 대외 과시용 프로그램이 아니다. 또한 부장과 팀원은 비공식 식사를 하더라도 ‘따로따로’ 계산을 해야 한다.
세상에는 공짜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향응(饗應)이나 접대(接待)를 받게 되면 심적인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물론 처음부터 순수하게 대가성이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대가성(代價性)을 염두에 두고 접대를 하다보니 후에 문제점이 드러나게 된다. 접대비(接待費)가 사라지게 되면 생산비(生産費)의 절감(節減)을 가져올 수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신세계]를 본보기로 하여 다른 기업에서도 올바른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友 瑛 2005. July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