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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품위 있는 죽음(Well-Ending)


 

          ♣ 품위 있는 죽음 (Well-Ending) ♣


 현대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화두가 참살이(Well-Being)인데 아는 양적인 삶보다 질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고, 성년이 되어 배필(配匹)을 맞아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늙어서 병들고 죽음을 맞이하는 일련의 행위(行爲)들을 총칭(總稱)하여 통과의례(通過儀禮)라고 말한다.


 지난 6월4일 [이화여자대학교]의 ‘포스코관’에서는 ‘한국죽음학회’가 정식으로 창립되었다. 사람이 품위를 지키며 사는 것을 웰빙(Well-Being)이라고 한다면 반대로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웰엔딩(Well-Ending)이라고 하겠다.


 죽음에 관한 연구는 19세기 스위스 지질학자인 알베르트 하임이 알프스를 등반하다 추락하여 사경(死境)을 헤매면서 근사체험(近死體驗 :Near-Death)을 하고 그와 같이 죽음에 근접했던 사람들의 경험을 한 면담을 통하여 논문으로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근사체험의 공통적인 특징은 신체에서 혼령(魂靈)이 이탈되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여 빛과 만나서 지나온 삶의 장면들을 회고하고 초월적인 평온함이 찾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든가 ‘죽은 정승이 살아있는  개보다 못하다.’ 등의 속담처럼 예로부터 샤머니즘적인 전통관과 유교적인 영향으로 유달리 生에 대한 애착이 강한 반면에 죽음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민족이다.

 평소에 침착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해도 자신에게 죽음이 가까워오면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보려는 삶의 애착(愛着)을 보인다. 말기암(末期癌)환자의 경우 서양에서는 자신이 평생을 살아오면서 하지 못했던 일을 찾아서 하거나 자신의 신변을 정리하는 기간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비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대다수가 죽는 순간까지 고통스러운 항암제 주사를 맞으면서 삶에 대한 애착을 보이다가 혼수상태(昏睡狀態)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前者가 ‘품위 있는 죽음’이라면 後者는 ‘고통스러운 죽음’이라고 하겠다.


 요즘에는 핵가족화(核家族化)로 인하여 부모가 중병에 걸렸을 경우 자식들이 서로 간병(看病)을 미루다가 결국에는 열악한 환경의 무료 요양소나 기도원으로 보내진 후에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있다, 당사자가 가족들한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자청하는 경우가 아니고 강제로 행하여진 경우라면 이 또한 ‘품위 있는 죽음’과 배치되는 일이다. 당사자가 죽음을 앞두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 뜻을 알아내어 남은 生을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이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전통적인 효사상(孝思想)에서는 부모님이 떠나는 마지막 길에 효도를 하기 위해 비싼 장례비를 치르면서까지 호화스럽게 장례식을 행하기 때문에 무리한 장례비를 지출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부담은 살아남은 자들이 몫으로 남겨지고 있다.


 죽음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누구나 언제나 맞이해야할 필연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죽음학’은 학문에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실제 생활에 적용되어야 할 실제적인 학문으로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

            

     友瑛                2000. June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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