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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친정어머니의 별세

                                  친정어머니의 별세

 

 올해 91세이신 친정어머니는 코로나19로 인하여 20202월부터 면회를 하지 못하고 영상통화와 사진으로만 엄마를 뵐 수가 있었다.

 어머니는 2015년 가을부터 치매로 요양원에서 생활하시던 중 지난 4월초에 급성폐렴으로 입원하셨다가 검사 결과 대장암 말기로 확인되었다.

 인지능력이 떨어져서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어머니가 아프다는 말씀도 못하고 참아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어머니는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기시고, 요양병원으로 옮겼다가 다시 호스피스병동으로 옮겼다.

 가족들은 면회가 금지되어 작은 남동생이 대표 보호자로 면회를 다니고 소식을 전해주었다.

 어머니가 갑자기 호흡이 빠르고 임종환자의 징후가 나타나자 병원에서 코로나검사를 받으면 면회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27일 오전에 코로나검사를 받아서 다음날 면회를 가려고 했는데, 27일 오후 5시에 어머니의 별세 소식을 들었다.

 28일 코로나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지만 생전에 어머니를 뵙지 못해서 안타깝다.

 

 어머니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된 시집살이를 하셨고, 보수적이고 무뚝뚝한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다.

 사남매를 키우시느라 고생을 하셨고, 우리 사남매가 결혼해서 손자와 외손자를 돌봐주시느라 항상 고된 삶을 사셨다.

 아버지가 일흔 살이 지나서부터 어머니한테 부드럽게 대해주셨지만, 2010년 파키슨씨병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어머니가 생전에 천주교 신자였기 때문에 나는 어머니를 위해 성당에 어머니 세례명으로 봉성체를 납부했다.

 어머니가 다니던 성당에 연락해서 연령회장님이 장례식장에 방문하여 입관예절과 출관예절을 행하였다.

 성당으로 옮겨서 천주교 의식으로 장례식을 거행했다.

 살아계실 때는 고생하셨지만 상조서비스에서 리무진을 타고 납골당에 가셨으니 예전으로 비유하면 꽃상여를 타고 가신 것이다.

 

 사남매가 의논하여 아버지의 유골을 안치한 납골당에 어머니의 유골을 함께 안치하였다.

 어머니가 치매로 요양원에서 외롭게 사셨지만,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아버지와 해후하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외삼촌과 두 명의 사위가 있으니 외롭지 않으실 것이다.

 

 친정 부모님이 두 분 돌아가시고 50대 후반에서 60대 중후반인 사남매가 1세대가 되었다.

 장례식장에 조카들의 여자 친구와 남자 친구가 와서 인사를 나누었는데, 내년부터 조카들의 결혼이 이어질 예정이다.

 큰동생이 단체톡방을 만들고 3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조카들이 합류하여 공지사항을 올리면서 활성화되었다.

 장례식 부조금을 네 명의 조카들이 병원비와 장례식 비용을 정산하고 남은 금액을 사람 수대로 나누었다.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 수첩을 보니 노래를 좋아하시는 어머니가 가사를 적은 글씨를 보니 울컥한다.

 

생전에 어머니가 바라시던 것처럼 우애를 지키면서 살아가겠습니다.

 

   友瑛. 2021. 06. 05

어머니의 노래 가사를 적은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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