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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신 품앗이

 

 

                                          신 품앗이

 

품앗이힘든 일을 서로 거들면서 품을 지고 갚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바쁜 농사철에 성인남자들이 일을 거들고, 여자들은 새참을 함께 만들어 제공하면서 서로 화합을 이루었다.

내가 어렸을 때 겨울에는 김장을 백포기 이상 했는데 각 가정마다 일손이 바쁘니까 동네 아주머니들이 이집 저집으로 모여서 김장을 도와주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는 예전처럼 김장을 많이 하지 않지만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 반찬을 만들어서 나누어 쓰는 신 품앗이가 성행하고 있다.

신 품앗이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재능을 제공하기도 하고, 편의시설을 요일별로 공유하기도 한다.

 

나는 친구를 만나면서 집에서 남는 것이나 대량을 구입해서 남는 생필품 등을 가지고 가서 전달하면 좋아하는 것 같다.

나한테는 별로 필요하지 않아도 상대방한테 필요한 것 일수도 있다.

상인대학 동기모임에서도 나는 품이 작아서 입지 않는 티셔츠와 바지를 주었다.

다른 동기가 시댁에서 농사를 지은 상추와 참깨와 옥수수, 한과를 동기들이 골고루 나누어 갖기도 한다.

 

추석 연휴기간에 초등학교 동창생 두 명을 만나면서 각자 한 두 가지씩 가지고 나와서 교환했는데 이상하게도 겹치지 않았다.

외손녀 첫 돌을 지낸 S는 돌 선물과 올리브유를 가져왔다.

SS는 부군이 칠순이고 친구가 환갑을 치렀는데, 나는 10만원을 부조하고 사진을 찍고 인화해서 전달했다.

SS가 치약과 키친타월과 치약과 백화점 상품권을 주었다.

 

나는 상품권이 5천 원짜리 두 장으로 알고 보관했다가 이마트에 가서 계산하려고 꺼내어보니 5만 원짜리 두 장이다.

나는 집에 와서 친구한테 넘 고맙다고 인사했다.

SS12월이면 손자 돌잔치가 다가오는데 성의표시를 하려고 한다.

 

과거 품앗이가 노동을 통해 교류했다면,‘신 품앗이는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것 같다.

 

友瑛. 2015. October.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