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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아버지와 시내버스

 

 

            

           

                             아버지와 시내버스

 

2015년은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가문데다 연일 30도가 이어지는 폭염으로 모두 지쳐있다.

대한민국은 교통수단이나 백화점을 비롯하여 마트와 슈퍼에 가면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어서 더위를 식힐 수가 있다.

나는 마을버스를 타고 출퇴근하고 있다.

집에서 직장까지 단돈 900원으로 종점에서 종점까지 50분 동안 시원하게 피서를 즐기면서 통근하는 것이다.

 

나는 통근하면서 마을버스 기사님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 대부분 화이트칼라 사원처럼 깔끔한 칼라가 달린 남방셔츠를 입고 단정한 옷차림으로 운전하고 있다.

나는 기사님을 보면서 돌아가신 친정아버지를 떠올린다.

요즘 시대에 운전기사로 활동하셨으면 무더위에도 고생하지 않으셨을텐데...

현재 모든 버스에서는 기사한테 보험제도가 있어서 경미한 접촉사고가 나도 보험으로 처리하니까 마음 편하게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 시대는 보험이 없어서 접촉사고라도 나게 되면 급여에서 차감했기 때문에 늘 가난하고 불안하게 살았다.

 

당시 아버지는 땀이 많아서 여름만 되면 집에서 수없이 샤워를 하셨다.

그런데 근무하는 날에는 짙은 회색 작업복을 입고 샌들을 신고 근무하는데도 버스 운전석 아래에 있는 자동차 부품에서 열이 나와서 사타구니에 습진이 생기고 여름철 내내 무좀으로 고생하셨다.

아버지가 집에 계실 때는 소금물로 자주 씻고 땀띠분을 바르셨다.

나 역시 아버지의 유전자를 닮아서 땀이 많은 편이라 더운 여름을 싫어한다.

이제 말복도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友瑛. 2015. August.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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