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化粧室) 이야기 ♬
화장실은 체내의 노폐물을 버리는 곳으로 ‘변소’, ‘뒷간’으로 불리어왔고, 대문 밖에 따로 작은 공간을 만들어 어두컴컴하고 더러운 곳으로 인식됐다.
오죽하면 ‘사돈댁과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집집마다 재래식화장실이 설치돼 있었다.
땅을 깊게 파서 드럼통을 묻어놓고 그 위에 두 다리를 걸칠 수 있는 널빤지를 올려놓았다.
당시에 나는 화장실이 너무 더러워서 나는 변소에 가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더운 여름이면 구더기가 위까지 기어올라 와서 내가 약방에서 DDT를 사다 뿌리곤 했는데 한 번은 담뱃불에 불이 붙어서 화재가 날뻔 한 적도 있다.
우리나라에 화장실이 집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아파트가 건축되고부터이다.
쾌적한 화장실은 선전국의 척도이다.
아파트는 주방 근처에 화장실을 만들어놓고 세면대와 욕조, 수세식 변기를 설치하면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위생적으로 청결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
아침이면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바로 옆 욕실에서는 출근준비와 등교준비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나는 화장실에 방향제를 비치하고, 변기세정제를 사용하여 물때가 남아있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공원이나 고속터미널, 전철역사, 백화점, 식당 같은 공중화장실도 수세식으로 만들어놓아서 누구나 깨끗하고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난 6월에 강화 전등사에 갔을 때는 해우소(解寓所 ; 근심을 풀어버리는 곳)에 들어갔는데 역시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국립방송대학교>에서는 청소용역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화장지와 손 건조기가 설치돼 있으며, 전국 지역대학 근처의 주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이용하는 시간에는 항상 개방되어 있다.
<인천산업유통센터>내 화장실도 청소용역회사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화장지가 비치돼 있는데 항상 쾌적하고 24시간 개방되어 있다.
友瑛. 2014. June.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