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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친정엄마표 김장김치

 

                                ♥ 친정엄마표 김장김치

 

 

친정어머니가 올해 82세로 아직 생존해 계신다.

2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한동안 외로워 보였는데 성당과 복지관에 다니시면서 친구들을 만나면서 훨씬 밝아지셨다.

어머니는 2년 전에 허리수술과 다리 연골수술을 하셔서 힘든 일을 하지 못하신다. 요즘도 정형외과에서 통원치료를 받으신다.

지난 2년 동안 여동생이 김장철에 택배로 김치를 사서 보내드렸고, 나는 평상시에 홈쇼핑에서 김치를 주문하여 보내드렸다.

 

나는 지난 추석에 20kg을 보내드렸는데 아직 남아있다고 하셔서 좀 더 있다가 김치를 사드리려고 했다. 지난 122일은 내가 출석대체시험을 치른 날이었다.

어머니는 시험 하루 전날 배추를 절여 놓을테니 와서 만들어서 가져가라.”고 전화를 하셨다.

나는 왜 미리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일요일에 시험이 있어서 끝나고 갈게요.”하고 전화를 끊었다.

 

시험시간이 오후라서 5시에 끝났다. 나는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양념이 부족하다고 하셔서 오자마자 쉬지도 못하고 삼겹살과 과일, 고춧가루와 설탕 등 양념을 가지고 친정으로 달려갔다.

어머니는 허리를 완전히 펴지도 못하시면서 혼자 스무 포기나 되는 김장을 혼자 버무려놓으셨는데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내가 엄마는 몸도 안 좋으시면서 김치를 사서 보내드릴텐데 힘들게 김장을 하셨어요?”하니까 내 손으로 김장을 담가서 자식들한테 주고 싶었다.”고 하신다.

 

어머니가 전날 큰올케한테도 전화를 했는데 친정언니와 함께 김장을 하기로 선약이 돼 있다면서 저는 김치가 필요 없으니 형님하고 하세요.”했다는 것이다. 올케 역시 친정어머니가 혼자 사시기 때문에 나처럼 친정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래서 어머니는 혼자 하루종일 김장을 담가놓고 나를 기다리셨던 것이다.

나는 내년부터는 김장을 하지 말고 편하게 사세요.”했더니 앞으로는 그래야겠다. 생각 보다 힘들구나.”하셨다.

 

친정에서 청소를 하고 오려고 했지만 어머니는 시험을 보고 왔으니 피곤할텐데 빨리 돌아가라.”고 하셔서 김치를 가지고 돌아왔다.

남편은 내가 친정으로 간 사이에 굴을 사왔다. 오랜만에 장모님이 담근 김치를 먹으니까 맛있다면서 찢어서 버무린 김치에 굴을 넣고 다시 버무렸다.

 

友瑛 2012. December.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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