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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스 아줌마

 

                                    ♠ Miss 아줌마 ♠


 결혼한 여성을 ‘아줌마’라고 부르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출산하고도 미스처럼 날씬하고 젊게 보이는 아줌마가 있다.

 십여 년 전에는 미혼처럼 보이는 기혼여성을 가리켜 ‘미씨족(Missy 族)’이라고 불렀다. 요즘의 ‘미스 아줌마’는 자기관리를 잘 해서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되고 젊게 보인다.

 결혼한 여성연예인들은 출산 후에도 변함없이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어서 남편과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일반 여성들도 누구나 연예인처럼 살고 싶은 로망을 가지고 있다.

 

 성인남녀가 결혼을 하면 남성은 체형의 변화가 거의 없지만 여성의 몸은 결혼생활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많은 체형의 변화를 가져온다.

 결혼 전 짧은 초미니스커트나 핫팬츠를 입던 여성들도 결혼 후 육아와 가사에만 전념하다보면 무릎을 덮는 기장의 스커트나 바지를 즐겨 입게 되면서 패션 감각에 무뎌져서 어쩌다 외출할 때는 옷차림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남성들이 평상시 점퍼만 입다가 양복차림에 넥타이를 매는 것처럼 답답하게 느끼는 것과 같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드라마를 보면 대부분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부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주인공은 하나같이 결혼 후 가정에만 안주하다 펑퍼짐한 몸매와 부스스한 얼굴 때문에 남편의 구박이나 외도를 경험하면서 자신을 뒤돌아보고 인생의 반전을 도모한다.

 40대 중반 이후에는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들어가니까 주부들도 한껏 옷차림을 하고 동창생을 만날 시간적 여유가 생기지만 40대 이전에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 있어서 집안에서도 뒷바라지할 일이 많다.


 결혼생활이 10년쯤 지났을 때 40대 전후 남성들은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기반이 잡혀있어서 외모에 신경을 쓰고 가끔은 다른 여성한테도 눈길을 준다.

 남편이 집에 돌아왔을 때 살림에 찌든 아내가 부스스한 차림으로 맞이하면 하루종일 자식을 위해 고생했다는 생각은 잊어버리고 인상부터 찡그린다.

 결혼 후 아내가 양말 한 켤레 제대로 사지도 않고 알뜰하게 아껴서 기정경제에 기여했다고 해도 고마운 마음 보다는 먼저 눈에 보이는 모습에 실망하는 것이다.


 여자의 변신은 無罪다.

 요즘 남성들은 가정에만 안주하는 아내 보다 자신을 가꾸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맞벌이 아내를 더 좋아하는 추세다.

 드라마 속에서 여주인공은 외모부터 변신을 하고 당당하게 커리어우먼으로 거듭 태어난다. 그동안 남편한테서 받았던 설움을 통쾌하게 되갚아주는 드라마를 보면서 예전의 내 모습이 생각나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나 역시 결혼 후 경제적으로 부족한 살림에 옷차림이나 외모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두 아들이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어머니회와 육성회에 가입하여 매직 퍼머와 정장을 차려입고 학부모 모임에 참석했다.

 IMF 이후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찾아왔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느 정도 가꾸고 차려입으니 남편과 아들의 반응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좋았다.

 요즘도 남편은 아내의 변신이 그다지 싫지 않은 것 같다. 요즘 자녀들도 엄마의 차림새가 촌스러우면 학교에 찾아오는 것조차 싫어한다고 한다.


 나는 초등학교와 여고, 방송대, 상인대출신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있는데 대부분 나이 보다 젊게 살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용기를 갖는다.

  

 友瑛. 2011. October. 24

강화도 동창모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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