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화 실종 ♣
십 수 년 전 처음 휴대폰이 등장했을 때 큼직한 휴대폰을 삐삐와 함께 바지 주머니에 꽂고 다녀서 마치 쌍권총을 찬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휴대폰 가진 것을 과시하듯 거리를 지나거나 버스와 전철을 타면 사람들의 전화목소리 때문에 시끄러웠다.
지금은 유치원아이부터 팔순 어르신까지 휴대폰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어버렸지만 오히려 조용하다.
투박한 휴대폰은 크기가 작아지고 두께가 점점 얇아지면서 카메라 기능을 장착하여 동영상까지 촬영이 가능했다.
요즘 나온 스마트폰으로는 작은 화면이지만 영화와 스포츠 중계, 드라마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업로드와 다운로드 등 컴퓨터에서 하는 문서작업을 하여 저장하고 전송할 수 있다.
휴대폰이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통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다른 기능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되었다.
모바일뱅킹에 접속하여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고, 통화를 하지 않고도 문자서비스를 통해서 동창회와 친목회의 공지사항을 알리고 있다.
직장인들은 휴대폰을 두고 업무를 하다가 근무시간에는 문자로 안부를 주고받는다. 통화는 바쁜 시간에 즉시 받아서 답변을 줄 수 없지만 문자로는 근무 도중에도 즉시 답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통화 대신 문자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 중에는 경제성을 들 수 있다.
보통 통화를 하다 보면 5분이 훌쩍 넘어서는데 문자로 길게 설명해도 기본 문자 30원에 불과하니까 월 통화료 부담이 적게 든다.
나는 직장에서 사장님이 안 계실 때 주문이 들어오면 휴대폰 문자로 규격과 전화번호를 남기고 전화로 “사장님! 문자를 보냈으니 확인해 보시고 연락하세요.”한다.
친구한테도 통화 대신 안부문자를 보내는 편인데 친구 역시 문자로 답변이 온다.
남편한테도 “지금 집으로 가고 있어요.”, “오늘 모임이 있으니까 저녁을 혼자 해결하세요.”, “낚시에서 손맛 많이 보세요.♥”하고 하트를 날려준다.
아직 문자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와 어르신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화 대신 문자서비스를 이용하여 ‘통화 실종’ 시대로 가고 있다.
友瑛. 2011. October. 3
동경에서 공부하는 큰아들한테 보낸 택배를 알리는 EMS문자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