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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친정어머니와 김장김치

                       ♥  친정어머니와 김장김치


김장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의 풍습으로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각 가정에서는 겨울 동안 저장음식으로서 김장을 담그는 일이 연례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예전 냉장고가 없던 시절 김장철이 되면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품앗이로 돌아가면서 했다. 김장은 겨울철에 먹을거리가 풍부하지 않았을 때 김치국과 부침개, 찌개를 끓일 수 있는 주재료로서 제몫을 단단히 했다.

 요즘에는 김치냉장고가 생겨나서 사시사철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가 있다.

 

 올해는 김장배추의 과잉생산으로 산지에서 김장배추를 갈아엎는다고 보도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김장을 담그려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그런 우려가 말끔히 사라졌다.

 기업체들이 앞장서서 김장을 담그는 행사에 참여하여 어려운 이웃들한테 제공되었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재래시장을 방문했다가 배추 500포기를 사서 청와대직원들이 김장을 담가서 어려운 사람들한테 제공되었다는 소식도 들렸다.

 

 올해 78세이신 친정어머니는 몇 년 전 허리수술을 받으시고도 김장을 감행하셨다.   나는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평소에 포기김치를 사다 먹기 때문에 김장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절임배추를 50포기 주문하셔서 지난 11월말에 김장을 하게 되었다. 충청도 산지에서 직접 택배로 보내주는데 한 포기에 400원으로 너무 싸다. 어머니는 마른고추를 사서 고춧가루를 빻아놓고 김장 며칠 전부터 무를 사다 채를 썰고 마늘을 찧고 만반의 준비를 다해놓고 김장하는 날 오전에 연안부두에 가셔서 젓갈과 새우, 굴을 사오셨다.

 나는 준비가 다된 시점에서 삼겹살과 야채를 사가지고 친정에 도착했다.

 큰올케와 남동생과 조카가 뒤에 합류하여 김장을 버무리고 삼겹살을 구워 배추 속을 넣고 싸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다.

 나는 준비해간 김치 통에 김장김치와 순무김치를 담아서 택시를 타고 가지고 왔다.


 나와 올케는 직장일로 늘 바쁘기 때문에 어머니가 안 계시면 김장을 담글 생각을 하지 못한다. 어머니는 김장을 끝내자마자 백내장수술을 받으셨는데 수술을 앞두고 김장을 하신 것이다.

 나는 어머니 연세가 되었을 때 김장은 생각하지도 못할 것이다. 당신의 안락함보다 자식을 위해 늘 헌신적으로 사시는 어머니가 존경스럽다.

 친정어머니가 안 계시면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김장김치를 먹을 수 없을 것이다.


                友瑛. 2008. December. 15

 

                      김장김치와 순무김치

 

                      배추속과 채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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