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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불경기와 아르바이트

                              ♠ 불경기와 아르바이트  ♠


 요즘 우리나라에 제2의 IMF가 찾아왔다고 하는데 십 년 전에 처음 IMF를 맞이했을 때 보다 불경기에 대한 체감온도가 더욱 쌀쌀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神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던 公企業과 정부산하기관의 조직과 예산을 축소(슬림화)하는 내용의 ‘공기업 구조조정안’을 마련하고 연말에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고, 대기업에서도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어서 안타깝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동력벨트 대리점은 주 고객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인데 소모성임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발걸음이 뜸하다. 오랜만에 구매하러 오는 거래처에서는 주문량이 줄어서 제품 생산을 줄였다고 푸념을 한다. 또 공장에 납품을 하는 중간업자의 경우도 주문이 없다고 한다.

 내가 남편한테 대리점의 매출이 없다고 걱정을 했더니 “당신 명함을 나한테 줘봐. 내가 아는 사람들한테 벨트를 광고해 볼게.”했다.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해마다 연말이 되면 호황을 누리던 달력 인쇄업자들이 올해는 주문량이 줄어들어서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한다. 내가 단골로 다니던 약국과 동네 의원에서도 올해는 달력을 만들지 않았다. 내가 근무하는 대리점에서도 2009년도 달력을 2008년의 절반만 주문했다.


 남편이 근무하는 직장에서도 특근과 잔업이 줄면서 급여가 줄어서 가정경제에 타격이 크다.

 큰아들은 전문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음악학원에 다니면서 연습을 하느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주로 행사장에서 행사요원이나 판촉사원으로 근무했는데 요즘에는 불경기로 件數가 줄었다고 한다.


 작은아들은 지난 5월초 군복무를 마치고 2009년에 4학년으로 복학을 앞두고 있다. 5월부터 고등학생한테 영어와 수학을 과외지도하고 있는데 그중 두 명이 수능시험이 끝나면서 그만두었다. 아들은 과외전단지를 만들었고 내가 아파트 경비실에 양해를 얻어 각 동의 출입구마다 열흘간 게시했는데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 두 명이 함께 배우겠다고 연락이 왔다. 이 학생들은 곧 고등학교를 지원할 때 아들이 졸업한 [제물포고등학교]를 지원하겠다고 한다. 지금은 사제지간(師弟之間)이 되지만 이다음에는 동문 선후배(先後輩)가 될 것이다.

 원래는 1:1로 주 2회 2시간씩 지도를 했는데 두 명이 함께 배우니까 주 3회로 가르치기로 했다. 아들은 방에 화이트보드를 설치하고 판서(板書)를 하면서 설명한다.

 아들이 문제집을 사서 복사를 해서 나누어 주고 자신이 공부하던 방식을 그대로 전수하면서 대학교에서도 同門이 되자고 했단다.


 내년에 4학년에 복학하면 멀리 사는 다른 학생은 가르치지 못하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학생만 가르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경기가 회복되어 아들이 졸업할 때쯤이면 취업걱정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友瑛. 2008. December. 9

             

                      과외지도 전단

 

                                   화이트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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