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의 趣味 ♠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성격과 가치관이 다르고 기호(嗜好)가 다르다 보니 자연 취미생활도 다르기 마련이다.
남편이 결혼하기 전에는 친구들과 모여서 놀러 다니거나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결혼 후 삼십대에는 직장생활에 전념해야 하고 휴일에 가끔씩 친한 친구와 밥을 먹고 얘기를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남편은 사십대가 되면서 체중이 80Kg이상에다 허리가 36인치로 늘어나서 체중을 줄이려고 헬스클럽에 가입하여 십년 이상 운동만 열심히 해서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몸짱이 되었다. 하지만 운동을 너무 과격하게 하다가 허리를 다친 후로 의사선생님이 바벨을 드는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해서 점점 운동을 거르기 시작하더니 3년 전부터는 아예 운동을 그만 두었다.
남편이 운동을 그만두니까 서서히 체중이 다시 늘기 시작하여 몇몇 친구들과 등산을 다녔는데 부부동반으로도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다. 하지만 각자가 사정이 있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남편이 2년 전에 회사 동료를 따라 낚싯대를 빌려서 바다낚시를 다녀왔는데 처음 낚시를 하는 것치고는 많이 잡았다. 그 후 남편은 낚싯대를 사달라고 하더니 낚시동호회에 정식으로 가입하여 요즘에는 한 달에 2~3번 이상 낚시를 다녀온다.
그동안 낚싯대를 구입하는데 들어간 비용이 삼백만원 이상 된다. 하지만 남편 말에 의하면 “싱싱한 자연산 우럭이나 광어, 놀래미 등을 자주 먹을 수 있으니까 이익이 아니냐?”고 큰소리를 친다. 오늘 새벽에도 태안으로 낚시를 떠났다.
낚시를 다니는 동호회원들은 정년퇴직한 분도 있고, 자영업자와 직장인들도 있는데 주로 오십대 중후반이 가장 많다고 한다.
남편이 낚시 동호회원 중에 횟집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는 분이 있어서 회를 싱싱하게 뜨는 방법을 배워왔다. 생선을 반으로 가르고 내장을 빼낸 후에 키친타월로 하나씩 돌돌 말아두었다가 물기가 종이에 흡수되고 나면 펼쳐서 얇게 회를 뜨는데 금방 마르지도 않고 육질이 아삭아삭하다.
낚시는 나이가 들어서 술을 마시고 도박에 심취하는 것 보다 훨씬 정신 건강에도 좋고 생선을 먹을 수 있어서 경제적이다. 바다낚시를 자주 다니다 보니 얼굴이 구리 빛으로 그을렸다. 나는 낚시 동호회 홈페이지에서 찍어준 사진을 다운 받아 인화하여 액자에 넣어두었다. 남편은 두 아들한테 “내가 죽을 때까지 낚시 다니는 데 드는 비용은 꼭 줘야 한다.”고 다짐을 미리 받아둘 만큼 낚시광이다.
友瑛. 2008. September. 6
낚시 가방
지난번 낚시에서 잡은 자연산 우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