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强迫症 ♠
강박증은 흔히 성격적 장애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뇌의 신경회로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일종의 뇌질환으로, ‘마음속에 어떤 생각이나 충동이 자꾸 떠올라 불안을 느끼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반복적으로 일정한 행동을 하는 증상’을 말한다.
현대인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면서 늘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
학생들은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고, 대학생들은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IMF이후 기업의 도산과 구조조정으로 직장인들은 늘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기업가들은 작은 환율변동에도 신경이 곤두선다.
주부들은 적은 돈으로 교육비와 생활비를 배분하여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고, 자식이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 적령기가 되면 자식이 경제력이 없을 경우 부모가 보탬을 주어야하기 때문에 늙어서도 마음이 편한 날이 없다.
어릴 적에 엄한 부모아래서 성장하고, 자신이 정직하고 양심적이고 완벽하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강박증이 심하다고 한다.
강박증이 심한 사람은 특히 결벽증도 심하다. 대표적인 증세를 보면 주부가 집안 구석구석을 먼지 하나 없도록 청소를 자주 하고, 빨래나 그릇을 보통 이상으로 헹구는 것과 학생들이 책상 위를 지나칠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컴퓨터나 전화기, 의자 등을 반드시 깨끗이 닦은 후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매일 샤워를 하면서도 목욕탕에 가서 때를 충분히 불리고 밀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나 역시 성격이 무척 예민하고 강박증이 있는 편이다.
어려서 친정아버님이 엄해서 행동에 제약을 많이 받았는데 한 번은 재래식화장실에서 생기는 구더기를 없앤다고 석유를 뿌려놓았다가 아버지가 담배꽁초를 버리시는 바람에 불이 날 뻔했고, 된장에서 생긴 애벌레를 보고난 후 한동안 된장찌개를 먹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는 나한테 ‘결벽증환자’라고 놀리셨다.
지금도 가끔씩 친구나 가족들과 외식을 할 때는 식당 안을 들여다보고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위생적인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나는 근무하는 매장에서 제품을 출고할 때 재고를 몇 번씩 파악하고, 돈을 셀 때도 두 번 이상 세고, 컴퓨터에 입력할 때도 저장을 하고도 혹시 저장이 안 됐을까봐 재차 저장을 하고 있다.
냉온수기의 물로 커피를 타서 마실 때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사용하고, 사용한 후에는 주방세제를 묻혀서 깨끗이 씻고 건조대에 엎어둔다.
나는 근무처에서 퇴근할 때도 매장의 자물쇠를 잠그고 다시 한 번 흔들어보고, 집에서도 잠자기 전에 현관문을 다시 확인하고, 디카로 사진을 찍을 때와 저장할 때도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자정을 넘겨서라도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말린 빨래를 개어서 제자리에 갖다 두고 나서야 잠자리에 든다.
나는 시험을 치룰 때 OMR카드에 마킹을 하면서 칸이 밀릴까봐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마킹한다. 지금까지 남편이나 아들한테 은행에 많은 돈을 심부름 시켜본 적이 없다. 내가 출근했을 때 비가 내리면 가족이 집에 있을 경우에도 노파심에 베란다 문을 닫으라고 전화나 휴대폰 문자로 보낸다.
내가 근무하는 매장에서도 고무제품을 취급하는 장소 같지 않게 늘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밖에서 볼 때와 다르게 깨끗하다고 한다.
강박증은 자신이 스스로 고치려고 노력하지만 잘 안 되는 것 같다. 강박증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방식이므로 가족들이 도와주고 존중해주어야 한다.
友瑛. 2008. Octob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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