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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쩐(錢)모양처

                         

          

                                               ♥ 쩐(錢)母良妻 ♥


 현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돈(錢)일 것이다.

 학생들이 머리를 싸매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교에 가는 것도 궁극적인 목표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택하기 위함이다.

 요즘에는 여성의 사회생활이 보편화되어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도 과거의 외모지상주의에서 능력지상주의로 바꾸어가고 있는 추세(趨勢)다. 여기서의 능력이란 사회적 위치는 물론이고 경제력을 포함하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 전업주부의 경우에도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서 과거의 '賢母良妻' 대신 ‘쩐모양처’라는 新造語가 생겨났다.


 우리나라가 다시 외채가 늘어나서 국내 경기가 위축되고 가계부채는 늘고 대출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지방에서는 아파트의 미분양사태가 속출하고 있고, 이미 계약한 사람들도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돈을 많이 벌기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재테크의 결과가 달라진다. 요즘은 남편의 월급이 통장으로 입금되는데 바로 통장관리를 아내가 하고 있기 때문에 관리자인 주부의 역할이 막중하다. 그래서 주부를 가리켜 ‘가정의 최고경영자(CEO)’라고 부르기도 한다.

 남편이 밖에서 아무리 많은 돈을 갖다 줘도 안에서 관리를 못하고 낭비한다면 헛일이다. 어떤 사람은 월수입이 오백만원 이상이 되어도 단 십 만원도 저축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월수입이 이백만원도 채 안 되는 수입으로 자식을 대학교에 보내고 저축을 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쓰임새가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만 해결되면 저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국에서도 장기적인 불황이 계속되면서 로빈 허브스트와 줄리 밀러라는 두 주부들이 ‘더 칩북 '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열고 151가지의 절약비법을 소개하고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내용을 보면 조금만 신경을 쓰면 누구나 집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아버지의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는데 어머니는 어쩌다 돈이 생겨도 전부 쓰지 않고 일정액을 학비로 남겨두셨기에 4남매가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쌀밥은 명절 때나 구경할 수 있었고, 옷이나 신발도 언제나 단벌이었고 명절에만 새로 사주셨다. 어머니는 항상 수중에 돈이 있었음에도 옷은 유행이 지난 한복으로 만든 월남치마를 입으셨고, 머리는 항상 똬리를 틀었다. 겨울에도 모직오버도 없이 직접 손뜨개질을 한 스웨터가 고작이었다. 나도 교복을 벗으면 사복이 없어서 어머니의 옷을 함께 입었다. 은행 문턱이 높았던 시절 어머니는 계를 들어서 계속 늘려나갔다.


 백화점에서는 보통 숙녀복 정장 한 벌 값이 백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저가 메이커 숙녀복은 비싸야 20만원 안팎이다. 그것도 50%세일 기간에 사면 10만원 내외로 멋진 정장을 마련할 수 있다.

 나도 I사, P사, C사 중저가 브랜드를 즐겨 입고 있는데 디자인이나 품질에서 백화점 제품 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다.


 작은아들이 제대를 하고 고등학생 4명을 가르치고 있다. 과외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CMA통장을 만들어 넣어두었는데 하루단위로 이자가 몇 백 원씩 늘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자랑한다.

 남편이 IMF시절 사업에 실패하고 빚을 갚아나가는 과정에서 내가 보여준 절약정신이 아들한테도 전이가 된 것 같다.

 어제는 큰아들의 고등학교 동창생이 놀러왔다.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S대기업에서 근무하는데 돈을 모아 전세아파트를 마련했고 내년에 결혼할 예정이라고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 전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 모 방송국 ‘열린마당’ 프로에서 재테크라는 주제로 토론이 있었다. 연예인 중에는 재테크의 달인으로 알려진 전원주씨가 출연했다.

 요즘에는 연예인 중에 재벌 부럽지 않게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인기가 있을 때 낭비하지 않고 인기가 없을 때를 대비해서 재테크를 해두었던 것이다. 일반인들도 그들을 본보기로 삼아 배워야하겠다.

 

               友瑛. 2008. September.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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