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rking Mom ♣
여성의 고학력화와 사회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워킹 맘(일하는 엄마)들이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는 아들이 결혼하면 며느리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기혼여성이 직장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육아문제가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자식이 결혼하면 모두 분가시키고 부부끼리만 홀가분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풍조가 추세(趨勢)를 이루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젊었을 때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직장에 나가야 하는데 아이를 돌보아 줄 사람이 없으니 드라마 속에서는 아들과 딸이 기력 있는 부모를 서로 모시고 살겠다고 쟁탈전을 벌이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한다. (사실은 부모를 모시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한테 의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요즘 방영하고 있는 ‘워킹 맘’이라는 TV드라마에서는 홀로된 아버지와 어머니가 황혼에 재혼을 하자 각자의 딸과 며느리가 재산 상속과 양육문제를 도움받기 위해 서로 모셔가려고 한다.
드라마는 현재의 세태를 반영하고 있어서 가장 공감을 주고 있는 매체이다.
아이들이 열 살 정도가 되면 학교에 적응할 수 있으니까 적어도 그때까지는 곁에서 아이를 돌보아줄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자립할 나이가 되면 부모는 찬밥신세가 된다. 그래서 요즘 많은 오십대 부모들은 “손자를 돌봐준다고 해도 나중에는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부모가 자식한테 대가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젊어서 육아와 살림으로 쉬지 못했으니까 나이가 들어서 쉬고 싶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을 것이다.
예전에도 양육문제로 형제간에 갈등이 많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양육과 살림에 도움이 되니까 어머니를 모셔갔다가 아이가 크고 어머니가 늙으면 다른 형제한테 모셔가라고 해서 형제간에 우애가 상하는 일이 많았다.
여고동창 모임에 나가면 며느리와 사위를 본 친구들이 있는데 손자의 양육문제가 거론되고 있어서 나도 귀를 쫑긋 세우고 듣게 된다.
한 친구는 경제력이 있어서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집을 사주었기 때문에 며느리가 직장생활을 하지 않으니까 양육문제에서 해방되었고, 다른 친구는 딸이 결혼해서 임신 중인데 사돈(딸의 시어머니)이 장사를 하고 있어서 친정어머니한테 아이를 낳으면 돌봐달라고 미리 주문을 했다고 한다. 친구는 “딸이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까 용돈을 주겠지만 어쩌면 나는 모임에도 나올 수 없을 거야.”라고 하면서 씁쓸하게 웃었다.
앞으로도 기혼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영위해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양육문제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엄마가 출근할 때 아이를 맡기고 퇴근하면서 같이 퇴근할 수 있는 사회가 정착되어야만 워킹 맘들이 아이를 많이 낳고도 마음 편히 직장 일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友瑛 . 2008. August.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