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惑을 훨씬 뛰어넘어 이제는 知天命의 대열에 들어선지도 3년이 되었다.
동년배한테서 들려오는 소식은 부모님의 부음 아니면 자녀의 결혼식이다. 지난 3월초에 남편의 친구아들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축의금을 내고 혼주와 간단하게 덕담을 한 후 다른 친구들과 식당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부모의 나이가 오십대 중반이면 대부분 자녀가 이십대 중반 이상이다. 조금 늦은 경우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다니고 있고, 보통은 대학을 졸업 후 취직을 하거나 대학원에 재학중인 경우도 있다.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지만 친구관계이다 보니 서로가 허물 없이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게 된다. "부모님이 건강하신지?" 안부를 묻고나서 자식에 대해서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는데 자식농사를 잘못 지은 사람은 친구 앞에서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미리 정보를 알게되면 질문을 하지 않고 피해간다.
오십대에서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Case와 경제적인 부를 축적한 Case, 자식농사를 잘 지은 Case로 나뉘어진다.
남편 친구들 중 한 친구는 딸이 수도권 대학원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아르바이트를 해서 등록금을 충당한다고 한다. 반면에 아들은 프로골프선수 지망생인데 일년에 수억원씩의 레슨비를 들이고 고급승용차를 굴리고 있다. 그래도 그 친구는 돈 아깝다고 하지 않고 아들이 프로골퍼가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남편은 돈은 없지만 자식 얘기만 나오면 희색이 만연하다. 연말정산 자료로 교육비 납부영수증을 회사에 제출하면 연세대학교 공대에 다니는 아들 덕분에 "자식 농사를 잘 지으셨네요."하는 말에 힘든 일도 잊어버린다고 한다.
결혼식장에서도 남편 친구가 "작은아들은 네 머리를 닮지 않고 제수씨 머리를 닮아서 공부를 잘하는 것 같다."고 하니까 남편이 "그래. 네 말이 맞다."라고 응수했다.
부모가 이루지 못한 부분을 자식이 이루어주면 마치 내가 한 일처럼 만족감을 느끼는 것을 대리만족이라고 한다.
큰아들이 실용음악과에서 보컬을 전공한다고 하니까 "이 다음에 아들이 가수가 되면 호강하겠다."고 놀렸다.
작은아들이 어제 외박을 나와서 지금 큰 아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저녁에는 아들과 동창이 찾아왔는데 연세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작은아들은 전에 졸업 후 취직부터 하겠다고 했는데 어제 표정은 대학원에 다니는 친구가 부러운 것 같다. 친구는 두 누나가 공무원과 교사라서 대학원 학비를 지원받고 있다.
나도 아들이 제대 후 대학원을 원하면 어렵더라도 보내고 싶다.
우리 부부는 두 아들이 각자가 선택한 것을 잘 활용하여 인생을 즐겁고 보람있게 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友瑛. 2007.April.1
큰아들과 작은아들이 어렸을 때 (5살, 3살)
2004년 작은아들과 큰아들 (23살, 25살)
영화와 K1을 좋아하는 작은아들 방에 붙여있는 포스터
박효신의 브로마이드
악보와 키보드, 음악노트가 있는 큰아들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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