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配偶者 選擇 ♥
예전에 어느 가전회사에서 만든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광고카피가 인기를 끌었다. 選擇의 사전적 정의는 '골라서 가리는 것‘을 말한다.
요즘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판매 후 제품에 하자(瑕疵)가 있을 경우 새 것으로 교환해주는 ‘리콜제도’가 있다. 하지만 실패한 결혼의 경우 이혼은 가능하지만 ‘리콜’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가 배우자 선택이 아닐까?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 대부분의 여자는 교육도 많이 받지 못하고, 장차 남편 될 사람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부모님이 정해준 사람과 결혼하여 자식을 낳고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평생동안 자신을 잊고 살아가는 것을 숙명으로 알고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가정에서 아들과 딸의 차이를 두지 않고 교육의 혜택을 받음으로써 사회에서도 평등한 삶을 누릴 수가 있다. 여성의 권익이 신장되면서 가정에서도 남편한테 당당하게 권리를 요구하기도 한다.
과거 남성한테 선택당하던 객체(客體)가 아닌 자신의 의사표시를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주체(主體)로 변하였다. 우리나라도 이혼률이 세계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혼률이 증가하면서 결손가정과 보육원으로 버려지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재혼시장이 특수를 누리고 있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요즘 모 방송국에서 청춘남녀가 출연하여 배우자를 선택하는 프로가 있다. 방송 초기에는 한 명의 여성과 네 명의 남성이 출연하여 여성이 남성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지금은 남성과 여성이 똑같이 네 명씩 출연하여 서로를 소개하고 알리면서 방송프로 마지막에 원하는 상대를 선택하게 된다.
출연하는 남성과 여성의 학력이나 직업이 만만하지 않은데 상대를 꿰뚫는 안목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은 하나같이 남성한테 선택되기 보다 자신이 원하는 남성을 선택하려고 한다. 요즘에는 '혼테크'(결혼 +테크놀로지)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결혼을 일종의 투자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추세다.
정상적인 남녀가 20대에 결혼하면 인생의 3분의2 이상을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하게 된다. 그러기에 현명한 배우자 선택은 불행을 예방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한 준비단계이면서 결혼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의식(儀式)이다.
어느 상대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결혼 후 幸. 不幸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이다.
흔히 이상형을 찾는다고 말한다. 특히 여자 팔자를 ‘뒤웅박 팔자’라고 한다.
결혼 전에 별로 대단하지 않았던 여성이 백마 탄 왕자를 만나 왕비처럼 살아갈 수가 있고, 반대로 촉망받던 여성이 잘못된 선택으로 불행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백마 탄 왕자를 선택했어도 성격이나 가치관의 차이로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 물질이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나 환경에서 자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좋다. 부부사이에 학력이나 가치관, 성격, 취미가 다르면 결혼생활에 장애가 될 수 있다.
부유하게 자란 사람과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이 만난다면 돈 씀씀이가 달라서 트러블이 생겨날 것이고, 지나친 학력 차이는 부부사이의 대화의 단절을 가져다 준다.
한 사람은 스포츠를 좋아하고 액션영화를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은 멜로를 좋아하고 클래식을 좋아한다면 같은 공간에서 있기가 어렵다. 부부가 각자의 삶에 치중하다 보면 차이(Gap)가 생겨나서 소가 닭 보듯 하게 된다.
만일 이상형으로 생각하고 상대의 차이를 모른 채 결혼했다면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상대의 단점을 들추기 보다 장점을 추켜주어야 한다. 만일 요리에 자신이 없는 아내가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냈다면 그 공로를 아내한테 돌려야할 것이다.
세상에서 자신과 똑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20년이상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것이 정상이다. 상대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인식하고 그 차이를 좁혀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나는 남편과 2년 가까이 연애를 했지만 차이를 모르고 있다가 결혼 후 하나에서 열까지 맞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다른 것을 알게 되었다. 젊어서는 각자 자존심만 내세웠지만 나이가 들면서 서로를 측은지심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지금은 서로의 차이를 좁혀가는 중이다.
友瑛. 2006. September.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