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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마이너스 인생


 

                   ♠ 마이너스 人生 ♠


 엊그제 보도된 뉴스를 보니 우리나라 한 가구당 평균 부채가 3천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정부는 복지국가 ‘비전 2030’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비전 2030’ 프로젝트에 의하면 2030년에 1인당 국민소득이 지금의 3배나 늘어난 4만9천달러가 되고 삶의 질과 국가경쟁력을 세계10위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25년동안 1100조원의 추가재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2030년이면 내 나이가 76살이 된다. 나는 수혜자의 입장에 서게 되니까 환영하지만 이 재원은 전액 세금징수를 통해서 조달되어야 하는데 인구수로 나누면 국민 1인당 25년동안 133만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원(財源) 조달방법에 대해서는 조세(租稅)로 충당할지 국채(國債)를 발행할지 아직 결정된 바 없지만 방안이 시행될 경우 조세부담이 늘어날 것이 틀림없다.


 1998년의 IMF사태는 중산층에 해당하는 개인사업가(자영업자)와 많은 도시근로자들을 빈곤층으로 몰락시켰다. 그후 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경제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악화되고 있는데 내년 경제는 더 나빠질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직장인들이 늘어나는 세금과 사교육비가 많이 들고 자가용을 소유하면서 씀씀이가 커져서 점점 더 살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그래서 대부분 마이너스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한다. 남편의 급여명세표를 보면 급여는 별로 오르지 않았는데 갈수록 세금이 늘고 있다.


  남편은 1993년부터 시숙과 동업으로 가구회사와 계약하여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거실장, 붙박이장, 신발장 등을 설치하고 노임을 받는 인테리어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흑자(黑字)를 보았지만 IMF이전부터 건설경기가 주춤하였고 同種業者들이 난립하여 계약이 줄어서 갈수록 적자(赤字)를 보고 있었다.


 시숙은 일거리가 줄어들자 손을 떼고 나갔지만 공동대표자인 남편 이름으로 대출받은 대출금과 밀린 노임, 외상으로 구입한 공구대금과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이 5천만원 정도 밀려있는 상태였다. 남편은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은행에서는 대출금 독촉이 빗발쳤고, 세무서에서는 국세를 밀렸으니 집을 압류하겠다는 통보가 날아왔다.

 나는 남편한테 “형님과 동업을 했는데 왜 당신 혼자 빚을 떠맡아야 하느냐?”고 말했지만 그때마다 화만 내고 큰소리가 났다. 당시 큰아들이 고3이고 작은아들이 고1이었지만 남편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생각 조차 하지 않아서 생계가 막막했다.  고민하던 내가 전자회사에 들어가서 생전 해보지도 않았던 현장일을 하게 되었고, 남편도 생각이 바뀌어 폐업하고 제철회사에 취직을 해서 지금까지 빚을 갚아왔다. 아직도 두 아이들이 대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대출금이 남아있는데 예금금리는 오르지 않고 대출금리가 올랐다는 통보가 왔다.


 남편은 형제간의 우애를 지키려고 했지만 시숙은 지금까지 아무런 말 한마디 없이 소원하게 지내고 있다. 사업빚만 없었다면 남들처럼 자가용을 굴리면서 가끔씩 여행을 갈 수도 있을텐데 우리집은 가정 형편상 아직도 승용차가 없다.

  남편은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났고 아이들도 학비 외에는 용돈을 스스로 벌어서 쓰도록 했더니 자립심이 강하다.

 나는 경제적으로는 ‘마이너스 인생’을 살고 있지만 가족이 모두 건강하고 아이들을 제대로 키워냈으니 ‘플러스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友瑛. 2006. Septemb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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