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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바쁜 여자


 

                            ♥ 바쁜 여자 ♥


 ‘이 세상에서 나 보다 더 바쁘게 살고 있는 여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는 늘 시간에 쫓기다시피 하면서 살고 있다.

 현대 여성은 멀티 플레이어(Multi Player)가 되어야만 한다. 가정이면 가정, 사회면 사회 어느 곳에서든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만 인정받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지난 8일 토요일에는 여고동창 친목모임이 있었다. 원래 오후 1시 모임인데 나는 직장에 출근했다가 집에 들러서 모임에 나갔더니 2시 반이다. 친구들은 이미 밥을 먹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친구들 대부분이 전업주부라서 비교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느긋하게 살고 있는데 나만 유독 항상 방방 뛰어다니면서 바쁘게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오전에는 멀쩡했는데 오후가 되면서 오른쪽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 며칠 전에도 거울을 보니 눈 흰자위가 빨갛게 충혈되어 다음날 안과에 가려고 했는데 자고나니 멀쩡했다. 내가 통상 평균 수면시간이 고작해야 서너 시간밖에 안 되니까 눈에 무리가 온 것 같다. 또한 나는 시력은 좋은데 老眼이 와서 책이나 신문을 보거나 컴퓨터 작업을 할 때 늘 돋보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눈이 더 피로한 것 같다.

 

 내 나이가 1955년생이니까 52살이다.

 예전 같으면 손자를 보고도 남을 나이인데 늦깎이로 공부를 하고 취미로 ‘블로그’ 활동까지 하고 있으니 항상 시간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나는 출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하루의 계획을 구상하고 집에 오자마자 잠시의 틈도 없이 실행에 옮긴다. 그래서 知人들은 “이 다음에 며느리하고 같이 살면 며느리가 피곤하겠다.”고 말한다. 어쩌면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두 아들을 모두 분가시키고 아들 방을 서재로 꾸며놓고 서로가 눈치 보지 말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


 나는 어려서부터 완벽에 가까울 만큼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하게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예전에 친정아버님도 ‘피곤한 여자’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항상 내 주위를 말끔하게 정리하여 칭찬도 많이 받았다.

 나는 휴일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늦은 밤에 돌아오는데 항상 남편과 큰아들이 저녁을 차려먹고 설거지를 말끔하게 해치웠다. 그래도 집안청소와 세탁문제는 내 차지로 남아있다.

 나는 항상 세탁기를 먼저 돌리고 나서 가계부를 정리하고 밀린 댓글을 다니다가 새 글 작성에 들어갔다. 나는 보통 사흘에 한편을 작성해서 ‘블로그’에 올리는데 어떤 날은 컴퓨터 앞에서 졸 때도 있다.


 우리나라에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블로그’라는 코너가 생겨났다.

 내가 현재 유일하게 취미로 삼고 있는 ‘블로그’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활동형’, ‘운둔형’, ‘파괴형’, ‘대안형’이 있는데 나처럼 글을 개방하고 자신의 신변잡기나 일상적 사건, 관심사에 대한 댓글과 트랙백 등을 통하여 이용자들과 방문하면서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것을 ‘활동형’이라고 한다.

 ‘운둔형’은 글을 비공개로 하고 외부와 단절된 채 자신만의 공간에서 활동하거나 그런 사람들끼리만 교류한다.

 ‘파괴형’은 사회적 현안에 대한 일방적인 극단 주장이나 극단화된 집단적 행동을 보여준다.

 ‘대안형’은 공적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집단적으로 연대하여 실제로 원하는 바를 실천하려고 한다.


 나는 주로 신문지상이나 매스컴에서 쟁점사항이 되고 있는 것을 소재로 하여 새 글을 작성하고 있다. 그리고 여고동창 카페와 방송대학생들의 카페에도 가입하여 내가 블로그에 쓴 글을 옮겨다 놓고 있다.     

 나는 오늘도 자정이 지난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서 눈이 뻑뻑하고 어깨가 아프지만 ‘블로그’를 통하여 다양한 상식과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게 되어 충만함을 느끼고 있다.                       

 

             友瑛.2006. July. 10


[방송대학교]늦깎이학생 모임카페

 


[영화여고]동창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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