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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자와 간체자

 

           ♠ 한자(漢字)와 간체자(簡體字) ♠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세 나라를 손꼽는다면 단연코 한국, 중국, 일본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삼국은 같은 한자문화권에 살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가깝기 때문에 이웃사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이 예전의 ‘죽(竹)의 장막(帳幕)’에서 탈피하여 등소평 시대에 개방정책과 자본주의를 도입한 이후로 나날이 경제상황이 좋아지고 있다. 중국은 2008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의 세계화를 위해 ‘간체자’를 널리 알리고 있다.


 漢字는 ‘一字一音’ 즉 한 개의 글자가 하나의 음절로 돼 있고 글자마다 의미(意味)를 지니고 있는 현재 중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언어다. 그런데 인구가 13억이나 되다보니 복잡한 한자를 제대로 익혀서 사용하지 못하는 문맹인(文盲人)이 많아지자 1964년 <중국국무원>에서는 ‘언어의 규범화 작업’의 하나로 쓰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간체자’를 만들어 보급했다. ‘간체자’는 한자인 ‘번체자(繁體字)’를 줄여서 만든 것인데 중국과 달리 대만과 홍콩의 화교들은 아직도 ‘번체자’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중국이 개방화되고 경제력이 증가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데 한국에서 만든 중국어안내판의 표기가 잘못되었다고 한다. 나는 여고시절에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웠고 현재 [방송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내가 일본어와 중국어를 배우다 보니 같은 漢字라도 문법체계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일본어는 우리 한글과 마찬가지로 어순(語順)이 똑같아서 번역하기가 수월하다. 반면에 중국어는 영어처럼 동사(술어)가 앞에 나오고 빈어(목적어)가 뒤에 나오기 때문에 한글로 번역과 회화를 하는데 있어서 헷갈릴 수가 있다. 

예를 들어서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일본어는 ‘私(와다시)와 아나다가 愛(아이)시데루’라고 표기하는데 한글과 어순이 같다.

중국어는 ‘我(워) 愛(아이) 니’라고 표기하는데 우리식으로 해석한다면 ‘나는 사랑합니다 당신을’이 되기 때문에 한글과 어순이 다르다. 


 중국의 한글표기는 한국인을 위하여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전에는 서울을 ‘漢城(한청)’이라고 표기했지만 최근에는 ‘서얼’로 표기했고, 공항안내판과 요리메뉴를 중국식 표기가 아닌 한국인이 알 수 있도록 한국식 표기로 바꾸었다고 한다.

 우리는 아직도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습득한 일본식 한자에 익숙해있어서 생활 속에서도 일본식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관광안내표지판도 대부분 일본식 한자로 표기되어 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모르는 엉터리 한자로 표기할 바에는 차라리 한글로 표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友瑛 . 2006. February.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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