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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패션교복

                   ♧ 패션교복 ♧


 ‘교복(校服)도 패션이다.’

 이제는 교복도 패션처럼 멋을 내면서 입는 시대가 되었다.


 예전에 내가 학창시절에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단벌로 3년을 버텨야 했다. 1학년 때 교복을 맞출 때는 처음부터 소매와 품과 기장을 길게 하여 맞추고 나서 1학년 때는 소매 단을 줄여 넣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소매 단을 조정하면서 입었다. 그러다 보니 3학년이 되면 교복의 소매부리가 해진 것을 늘여서 자욱이 생기니까 보기에 흉했지만 어쩔 수 없이 졸업할 때까지는 버텨야만 했다. 그래서 학생들은 촌스러운 교복이 입기 싫어서 빨리 졸업이 하고 싶었고 학교를 파하면 사복을 입고 다녔다. 남학생들은 지겨운 교복과 이별하기 위해서인지 졸업식장에서 교복에 밀가루와 계란세례를 입히기도 했다. 나는 지난번 ‘달동네 박물관’에 갔을 때 예전 70년대의 군청색 교복을 보니 다시 입어보고 싶은 충동(衝動)이 생겨났다.


 나는 실업계여고를 졸업했는데 3학년이면 실습을 나가야하니까 학교에서는 머리를 기르도록 허락했다. 그래서 양 갈래로 땋고 다녔는데 학교를 파하고 사복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풀어버리면 키가 큰 친구들을 대학생으로 보기도 했다.

 당시에는 미니스커트가 유행이었는데 샤넬라인 기장인 교복스커트의 말기를 접으면 5cm정도가 짧아졌다. 학교에 등교할 때는 그대로 입었다가 하교를 하는 동시에 교문 밖에서 스커트말기를 접고 다녔는데 요즘 학생들이 교복을 짧게 고쳐 입는 것 보다는 조금 순진했던 것 같다.

 

 요즘에는 예전처럼 교복을 3년 동안 입는 학생이 없을 것이다. 나는 아들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한창 키가 클 나이라서 교복을 두 번씩이나 바꾸어 주었고 와이셔츠와 바지는 두 장씩 구입했다. 지금도 장롱 위에 있는 종이상자 속에는 두 아들의 고등학교 동복과 하복을 깨끗하게 세탁하여 보관하고 있는데 이 다음에 아들이 결혼을 하고 손자가 태어나면 보여주려고 한다.


 요즘에는 TV나 인터넷 매체의 등장으로 학생들의 패션감각이 세련되게 바뀌면서 교복을 마음대로 줄여서 입는 학생이 늘어났다. 이런 추세로 바뀌다보니 이제는 교복 제조업체에서 패션교복을 만들어 판매에 들어갔다.

 교복 제조업체에서는 청소년한테 인기가 있는 연예인을 교복 모델로 기용(起用)하였고 학생들의 호응(呼應)이 좋아지자 학교 측에서는 신입생부터 기존의 촌스러운 교복을 패션교복으로 대체(代替)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교복이 패션화 되자 학생들이 교복에 애정을 갖게 되었고 교복이 자랑스럽다며 사복(私服) 보다 교복을 입고 다니겠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요즘 여학생들은 예전에 비하여 조숙(早熟)하기 때문에 몸매에 볼륨이 생겨난다. 그래서 밋밋한 교복 보다 모든 여성의 우상(偶像)인 항공기 승무원의 유니폼처럼 얼굴이 작아 보이는 U라인의 칼라와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였다.


 수능시험이 끝나자 화장품회사에서는 여고를 방문하여 졸업을 앞둔 학생들한테 잘 어울리는 화장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요즘 학생들 중에 얼짱과 몸짱이 많은 것은 화장법과 패션감각이 탁월하게 뛰어나서 그런 것 같다.



         友瑛      2005. December.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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