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

카메라와 사진

 

          ♧ 카메라와 사진 ♧


 남편이 회사에서 설날 선물로 디카를 가지고 왔다. 남편 회사에서는 설날과 추석 등 일년에 두 차례 사원들의 선물이 지급되는데 20만원 상당의 여러 선물목록 중에서 2004년에 이어서 올해도 디카를 선택하였는데 새것은 두 아들이 사용할 것이다.

 나는 지금껏 디카를 아들과 같이 사용하다 보니 사용할 날짜가 자주 겹쳐서 미리 합의를 보기도 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본 남편이 올해 다른 선물을 고르지 않고 디카를 한대 더 가져와서 갈등을 해소시켰다. 작년에는 컴퓨터를 새로 구입해서 나 혼자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나는 어려서 집이 무척 가난했기 때문에 부모님의 결혼사진이나 나를 비롯한 사남매의 돌 사진이 없다. 그러다가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 당시 합승을 운전하시던 아버지께서 차안에서 흑백카메라를 주우셨는데 며칠동안 보관하고 있어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서 집으로 가지고 오셨다. 이 카메라를 가지고 막내 남동생의 백일사진을 찍어주시고 사남매를 뒷산에 데리고 가셔서 나란히 앉게 하시고 사진을 찍어주셨다. 나는 지금도 빛바랜 흑백사진을 몇 장 갖고 있다. 그러다가 여동생이 여고를 졸업하고 호텔리어로 취업이 되면서 칼라자동카메라를 사왔는데 나는 그것으로 원 없이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가족사진을 많이 찍었다.

 나는 결혼 후 자동카메라로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수시로 찍어주었는데 친정어머니가 유별스럽다고 나무라기도 하셨지만 나는 고집스럽게 사진 찍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이나 내 사진이 많은데 가끔씩 아이들이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보면서 좋아하는 것을 보면 내 마음도 기쁘다.


 추억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황금을 주고도 살 수가 없다. 나는 결혼 후 10년 만에 카메라를 바꾸었고 다시 15년 정도 사용하던 필름 자동카메라가 고장이 나서 작년에 자동카메라를 새로 샀는데 친구S와 만날 때는 디카와 같이 사용하고 있다. S는 컴퓨터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필카로 찍어서 인화를 해주고 있다.

 디카는 사진을 찍어서 곧바로 사진 상태를 확인해 보고 지울 수 있고 필름이 필요 없다. 그래서 디카를 자주 사용한다. 내 ‘블로그 사진방’과 ‘이미지방’에는 디카로 찍은 사진들이 많다.

 

 사진을 들여다보면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가 있다. 예전에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사진들이 지금 다시 보면 젊어보여서 부럽다. 친구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고 사진 찍기를 기피하는데 나는 계속해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 다음에 더 나이가 들면 지금의 모습을 부러워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友瑛 2006. January. 26

1978년 여름 송도유원지에서 (23살)

1991년 집에서 (37살)

1993년 집에서 (39살)

디지털카메라

필름자동카메라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날 차례지내기와 세뱃돈  (0) 2006.01.29
My Camera Phone과 휴대폰 액서서리  (0) 2006.01.28
패션교복  (0) 2005.12.24
드레스 코드(Dress Cord)  (0) 2005.12.14
나의 결벽증  (0) 2005.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