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바람 ♥
가을이 절정(絶頂)에 접어들면서 朝夕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나는 도심지를 벗어나서 야외(野外)나 교외(郊外)로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만 가정주부라는 위치 때문에 제약(制約)을 받고 있어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K언니를 알고부터 나의 소망은 이루어질 수 있었다. K언니와는 지난여름 곤지암에 다녀온 후 두 달 만에 이루어진 해후(邂逅)가 된다.
지난 10월11일의 행선지는 春川으로 정했다.
K언니와 지하철 삼성역에서 만나 언니가 운전하는 은색SM5 애마를 타고 복잡한 서울을 벗어났다. 주말과 휴일에는 너무 붐벼서 일부러 평일을 택했는데 국도로 나가니까 도로에 차량이 많지 않아서 시원하게 달릴 수 있었다.
팔당호와 팔당터널을 지나 드디어 청평대교 앞에 진입하였다. 이곳부터는 春川이다. 춘천은 강원도 도청소재지로서 인구가 백만도 안 되는 市지만 도청과 시청이 있고, 대학교가 둘 있고 종합병원과 경찰서와 각종 관공서가 있어서 굳이 타 지방으로 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토박이가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춘천에 들어서자마자 목적지를 소양강다목적댐으로 하고 가다가 점심으로 닭갈비를 먹었다. 나는 전에 인천에서 춘천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었는데 닭갈비 맛이 확실히 다르다. 춘천에서 먹는 닭갈비의 육질이 훨씬 부드럽고 맛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닭갈비를 먹기 위해서 번호표를 받아서 밖에서 기다린다고 하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식당 안이 한산하다.
닭갈비를 먹고 난 후 근처에 있는 ‘Cafe 詩月’로 들어갔다. 손님이 별로 없어서 창가에 자리를 잡고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 가을햇살이 눈부시게 강렬하다. 인천에서와 달리 공장지대가 없어서인지 하늘이 유난히 높고 푸르다.
춘천에는 소양강댐과 춘천댐이 있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춘천방송국과 춘천댐으로 졸업여행을 다녀왔기에 꼭 다시 가보고 싶었다. 당시에 가정형편 때문에 여행을 갈 수가 없었지만 어머니가 여행비를 마련해 주셔서 다녀왔는데 지금도 추억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 언니가 소양강댐부터 가보고 춘천댐에 가자고 했는데 소양강에 갔더니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나는 연신 디카를 눌러댔다. 춘천은 산으로 둘러싸이고 강을 끼고 있어서 듣던 대로 호반의 도시답다. 나는 모든 것이 새롭게만 느껴졌다.
소양호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청평사로 가려고 했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서 청평사는 올라가지 못하고 소양호 주위에서 사진을 찍었다. 다시 소양호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어서 춘천댐은 다음 기회에 가기로 하고 막국수를 먹었다. 막국수는 메밀을 삶은 육수를 물대신 내놓았는데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막국수의 면발도 부드럽고 감자전도 입에 살살 녹는다.
우리 일행은 춘천에서의 추억(追憶)을 뒤로 하고 서울을 향하여 국도로 접어들었다. 춘천으로 갈 때와는 달리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한결 기분이 뿌듯하였다.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너그럽게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넓은 시야(視野)를 볼 수 있게 한다. 나는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여행을 많이 다니려고 한다.
友瑛 2005. October. 15
서울에서 춘천으로 가는길에 팔당대교에서...
팔당제1터널에서...
아름다운 소양호...
소양호 관광안내도
소양호 유람선선착장
소양호의 멋진 풍경
k언니와 유람선 선착장에서...
춘천 닭갈비
춘천 막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