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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행만능 서비스시대


 

           ♣ 대행만능(代行萬能) 서비스시대 ♣


 代行이란 ‘어떤 일을 대신해서 행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주로 농사를 지으면서 한동네에 모여 살았기 때문에 마을마다 ‘두레’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농번기에는 마을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돌아가면서 농사일을 거들어주곤 했다. 두레란 ‘농사꾼들이 농번기에 협력하기 위하여 이룬 모임’이다.


 현대는 핵가족시대라서 친척이 많지 않고 이웃사람들과도 자주 접촉을 갖지 않아서 갑자기 큰일이 닥친다면 누구 하나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또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이웃사람들과도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그래서 생겨난 신종직업이 바로 ‘대행만능 서비스’이다.


 앞으로 일주일만 있으면 추석이 돌아온다. 요즘에는 화장장례문화로 바뀌는 추세(趨勢)에 있지만 과거에는 공동묘지에라도 산소를 꼭 고집했다. 산소는 지표 아래에 관을 묻고 그 위에 둥그렇게 봉분(封墳)을 만들어 놓는다. 봉분에는 떼를 입히는데 떼가 자라면 사람이 이발을 하듯 깔끔하게 벌초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직장 일에 매이다보니 제 떼에 산소에 찾아가서 벌초를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대행만능 서비스’기관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TV를 보니 ‘벌초대행 서비스’에서는 의뢰받은 산소를 말끔하게 벌초를 하고 디카로 사진을 찍어서 의뢰인에게 인터넷을 통해서 파일을 보내준다. 의뢰인은 보내준 파일을 열어보고 벌초가 잘 됐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대행만능서비스업체에서는 이 밖에도 다양한 아이템을 가지고 대행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프로포즈 이벤트’를 대행해 주고, 유치원 학예회에서 부모를 대신해서 도우미 역할을 대행한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자녀대신 노부모를 병원에 모시고 가는 아들이나 딸. 며느리가 되기도 하고, 결혼식을 할 때 하객이 되어주기도 하고, 조선족 신부의 경우에는 부모역할을 하기도 한다.

 부모님의 생신이나 회갑일 경우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하여 애인대행서비스업체에 의뢰를 하면 당일에 애인처럼 행동을 해준다. 그러나 애인대행의 경우 스킨십은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


 요즘 중국에서는 ‘대행천국’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다양한 대행서비스가 자행되고 있다. 특정인에게 대신 욕을 하거나, 상가(喪家)에서 유족 대신 곡(哭)을 하거나, 인터넷 채팅이나 게임을 대신하거나, 석.박사 학위논문을 대행해주고, ‘代理母’대행서비스도 성행하고 있다.

 대리모대행에 있어서는 산모가 될 여성의 미모와 학력, 결혼 여부, 음주와 흡연 등 건강상태에 따라 가격에서 9등급으로 나누어 계약금에서 차등을 두는데 출산 후 자녀권리포기 각서와 남자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을 문서로써 약속한다. ‘대리모’에서는 이혼녀와 여대생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 ‘씨받이’제도가 있었다.


 과거에는 주로 민원서류를 떼어오는 정도에 그쳤던 대행서비스가 이제는 삶의 일부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대행서비스 아이템이 개발되어 인간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게 될 것이다.


            友瑛    2005. September.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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