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과 딸 ♥
작은아들이 지난 8월27일 한 달간의 실습을 무사히 마치고 급여를 받아왔다.
아들이 과외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고 있지만 사회에 나가서 정식으로 급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들은 목돈을 받아서인지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대개 딸은 첫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의 속옷을 사오는데 작은아들은 급여를 받은 봉투에 절반인 사십 만원을 담아서 내놓고 통닭을 두 마리 사왔다. 올해 3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계획하고 있는데 입대하기 전에 나머지 돈으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겠단다. 엊그제는 개강을 했고 오늘은 수업이 없는데 친구와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에 갔다.
작은아들은 1학기와 2학기 등록금을 학자금대출을 받아서 해결했는데 졸업 후 취직을 해서 학자금을 다 갚고 결혼을 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특하다. 남편 친구는 사업을 하다 집을 날리고 사글세를 살고 있었는데 딸이 대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내놓았고, 졸업 후 수학교사로 근무를 하면서 아버지의 차를 사드리고 최근에 전세로 집을 옮겼는데 집을 장만해 드리고 결혼을 하겠다고 했단다. 절친한 C언니는 3년 전에 사별했는데 큰딸이 대학 졸업 후 사범대학에 편입하여 졸업반이다. 작은 딸이 대학졸업 후 국영기업체에 취업을 했는데 아버지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두 딸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는데 군대에 가 있는 남동생을 대학을 졸업시키고 나서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 나와 여동생은 여고를 졸업하고 돈을 벌어서 친정을 경제적으로 일으키는 데 일조를 했고, 큰올케도 두 언니들과 돈을 벌어서 남동생을 대학교수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과거 우리 아버지세대에서는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집안의 가장으로서 권위를 내세우고 막강한 절대자의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신문을 보니 요즘 오십대 아버지들이 명예퇴직을 당하거나 사업에 실패를 하고나서 어깨가 축 늘어져있다. 요즘에는 퇴직금마저 노후에 비축하지 못하고 아내와 자식들의 등살에 내놓고야 만다. 자식들은 엄마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자란다. 여성들이 결혼 후에도 친정과 가까이 하고 시댁에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늘어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처가에서도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도 아들만 둘이라서 신경이 쓰인다.
아버지의 위상(位相)이 점점 작아지는 시기에 자식이라도 갸륵한 생각을 하고 있으면 아버지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友瑛 2005. September.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