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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월급날


 

                     ♣ 월급날 ♣


 월급날은 샐러리맨에게 있어서 한 달 동안 열심히 일을 한 대가를 받는 날이다. 월급(月給)을 급여(給與)라고도 하는데 사전적 정의는 ‘봉급(俸給)이나 임금(賃金)을 칭하는 말’이다.

 

 요즘에는 급여가 은행계좌로 입금되고 있어서 집에는 명세표만 가지고 들어온다. 하지만 예전에는 월급을 현금으로 수령하여 집으로 가지고 오는데 아버지가 월급을 타는 날이면 어머니는 아침부터 들떠있었고 그날 저녁에는 온 식구가 맛있는 반찬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가 술을 한잔 드시고 집에 돌아오셔서 월급봉투를 어머니한테 내밀면 어머니는 밝은 표정으로 봉투를 받았다. 아버지는 합승과 시내버스를 운전하셨는데 아버지의 월급은 사남매를 포함한 여섯 식구가 먹고 공부를 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나는 결혼 후 남편이 사업을 한다고 일을 벌이는 바람에 뒷수습을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지금은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사업할 때 보다 마음이 편안하다. 오늘은 남편의 월급날이다. 나는 퇴근 후 남편과 버스정류장에서 만나서 은행에 가서 현금인출기(現金引出機)에서 급여를 인출했다. 나는 남편이 전날 급여명세표를 가져다주면 퇴근하면서 급여를 찾아왔는데 오늘은 남편이 은행에 같이 가자고 해서 같이 가서 돈을 찾고 오랜만에 단골로 가는 생선가게에 들렀다.


 오래된 재래시장인데 새로 넓게 주차장을 만들고 물청소를 하기 쉽게 바닥을 매끄럽게 콘크리트로 발랐다. 생선가게 아주머니가 “오늘은 오랜만에 두 분이 같이 오셨네요?”하면서 반색을 한다. 그리고는 “커피를 드시겠어요? 마차를 드시겠어요?”하기에 “비가 오니까 따끈한 마차를 주세요.”라고 말했다.

잠시 후 이동커피를 파는 아주머니가 종이컵으로 우유빛 마차를 두 컵 가져다준다. 내가 “전보다 시장이 넓고 깨끗해졌어요?”하니까 빙그레 웃는다. 예전에는 재래시장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비가 내려서인지 상인들만 손님을 기다릴 뿐 손님이 보이지 않는다.


 요즘에는 재래시장이 할인마트한테 밀려서 장사가 되지 않으니까 어느 지역에서는 할인마트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재래시장도 최신식으로 리모델링을 해서 카트(Cart : 2륜 짐마차)를 비치하고 상인들이 친절하게 대하고 있다.

 나는 생선가게 한쪽에 놓여있는 작은 의자에 앉아있고 남편이 생선이 담긴 냉장 쇼케이스를 보면서 주인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생선을 몇 가지 고른다. 오늘은 알이 꽉 찬 국산조기와 자반고등어와 생고등어를 샀다. 집에 돌아와서  내가 청소를 하는 사이에 남편이 고등어조림을 맛있게 끓여놓았다.

 

           友瑛          2005. Augus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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