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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가을비와 손님


 

     ♣ 가을비와 손님 ♣



처서(處暑)가 지나자마자


朝夕으로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고 있다.


불과 일주일전만 해도 더위가 극성을 부렸는데


날씨가 어쩌면 그렇게 빨리 변해버렸는지...


누구를 닮아서 그렇게 변덕스러울까?


이제는 아침마다 창가에서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소리마저 떠나버려서 조용하다.



오늘은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예전에는 가을비가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내 마음이 감상적으로 변하여


 채은옥의 빗물을 흥얼거리면서


한껏 분위기를 잡았는데...


내리는 비를 보며 빨래가 마르지 않겠다는 걱정부터 앞서는 것을 보니


이제는 감수성이 둔해졌나보다.

 

 

오늘은 작은아들의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수학능력 모의고사를 앞두고


지금껏 배운 것을 보강받으러 집으로 찾아온 것이다.


아들은 한번도 자신의 방 청소를 하지 않았는데


여학생이 온다고 하니까


여기저기 치우고 숨기느라 정신이 없다.


드디어 두 명의 여학생이


집으로 도착했다.

 


아들의 방에서는


도란도란 아들이 설명하는 소리와


여학생들의 웃음소리가


한데 어우러져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데


가을 빗소리가 저 멀리로 달아나려 하고 있다.


      

       友瑛        2005. August.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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