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서(大暑)와 에어컨 ♥
요즘은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가 모두를 지치고 무기력하게 하고 있다. 대학생인 작은아들도 여름방학을 맞아서 볼 일이 없는 날에는 주로 집에서 보내고 있다. 요즘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있지만 남편은 현장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토요일에도 출근을 하고 일요일에도 특근(特勤)을 자주 하는 편이다. 우리 집에는 안방과 거실에 벽걸이용 에어컨이 각각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집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가만히 있어도 더운데 뜨거운 생산현장에서 일을 하는 남편을 생각하면 에어컨을 마음껏 사용할 수가 없다.
오늘은 가장 덥다고 하는 大暑이다. 오늘은 서울지방을 기준으로 35도가 넘는 불볕더위를 가리키는데 그래서인지 다른 날보다 더 더운 것 같다. 작은아들이 “엄마! 선풍기만 계속 틀고 있으니까 머리가 아파요. 거실에 있는 에어컨을 왜 안틀어요?”하기에 “너하고 나만 있을 때는 그냥 선풍기만 틀고 식구들이 다 모이면 저녁을 먹을 때 에어컨을 틀자.”고 했더니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온다. 오늘은 나도 두 번이나 샤워를 했다. 나는 올해 들어서 거실에 있는 에어컨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저녁에 남편이 퇴근을 하면 회사에서 샤워를 하고 오니까 간편한 모시반바지로 갈아입고, 웃통을 벗은 채로 안방에서 에어컨을 틀고 잠잘 때까지 시원하게 지낸다. 안방에는 TV가 별도로 있으니까 밥을 먹을 때 이외에는 안방에서 나올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선풍기만 가지고는 도저히 더워서 견딜 수가 없어서 처음으로 거실의 에어컨을 가동시켰다. 적정온도 26도로 맞추고 선풍기를 같이 돌려주니까 금방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 이렇게 시원한데 그동안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거실에서 대형선풍기를 틀어놓고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어학테이프를 듣거나 책을 보는데 남편이 거실에도 에어컨을 사용하라고 하지만 가계부를 관리하는 나로서는 지출을 억제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 이달에는 내가 2학기 등록을 하는 바람에 지출이 생겨났고 8월부터는 큰 아들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음악실기에 전념해야 한다고 하니까 학원비를 대주어야 한다.
작년 여름의 경우 에어컨을 자주 사용한 다음달에는 전기요금이 십만 원 이상 나왔다. 내 집은 컴퓨터를 두 대나 사용하고 있고, 각 방마다 선풍기를 사용하고, 카세트를 사용하고, 휴대폰 충전기도 4대나 있어서 평균적인 전기요금도 만만치 않다. 나는 겨울에도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거실바닥에 카펫을 깔고 영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한낮에는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아서 도시가스요금과 전기요금을 절약하고 있다. 다른 집에서처럼 한겨울에 반바지를 입고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각 방마다 침대를 사용하고 있어서 옥매트를 사용하니까 잠을 잘 때는 난방온도를 제일 약하게 해둔다. 나는 이렇게 아낀 돈으로 교육비와 문화비에 투자를 한다. 내 집은 교육비가 많이 들지만 적자가 생기지 않게 생활을 꾸려왔다.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습관이 되니까 내 뜻에 잘 따르고 있다. 앞으로 한달 정도만 참으면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될 것이다.
友瑛 2005. July.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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