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순화운동(純化運動) ♧
우리말은 세종대왕께서 한문(漢文)을 모르기 때문에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그 뜻을 펴지 못하는 어리석은 백성을 불쌍하게 여기시고 배우기 쉽고 쓰기 쉽도록 창제하신 훈민정음(訓民正音) 즉 ‘한글’을 말한다. 하지만 한글은 양반들이 언문(諺文)이라고 폄하(貶下)하며 사용하지 않았다가 조선왕조(朝鮮王朝)가 몰락하고 갑오경장(甲午更張) 이후인 1910년에 쓴 글 ‘한나라글’에서 한글학자인 주시경 선생이 ‘나라’를 빼고 ‘한글’이 만들어진 것이다. ‘한글’은 문자뿐만 아니라 언어도 지칭한다. 한글이 우리 문자의 이름으로 보편화된 것은 1927년 동인지 [한글]이 간행되고 ‘가갸날’이라고 부르던 훈민정음 반포일을 ‘한글날’이라고 고쳐 부른 때부터 시작되었다.
지난해 말 ‘국어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기존의 ‘한글 전용에 관한 법률’은 57년 만에 폐지되고 한국어 전반에 관한 관계법령 전반을 한 곳에 모아 재정비한 새 ‘국어기본법’이 제정됐다. 올 하반기에 본격적인 법률시행을 앞두고 있는 이 ‘국어기본법’에는 대한민국공용문서의 전면한글화 5년 단위 국어발전 기본계획의 수립, 시행, 범국민 국어능력의 검정. 전문용어의 표준화. 외국인 및 재외동포를 위한 교육과정과 교재개발. 교육가관 및 지역사회 국어 상담소 설치 등의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한류바람을 타고 세계적으로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2004년 외국인 한글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한 사람이 44%나 증가했는데 이중 일본, 중국, 베트남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한류열풍을 타고 ‘한글’이 멋있는 글자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미국 유명연예인들 사이에서는 한글이 인쇄된 명품 옷이 잘 팔리고 있고, 일부 연예인들은 한글문신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 에서는 “세계화를 명분으로 하는 외국어(外國語) 및 외래어(外來語)에 대한 언어사대의식이 오늘날 난해한 외래어 및 전문용어 환경과 언어의 계층화(階層化)를 초래했다.” 고 지적하고 있다.
[국립국어연구원]과 모 신문사가 주관하는 ‘외래어의 우리말 교정운동’이 시작되었고, ‘우리말 다듬기 운동’ 사이트에는 만 명 가까이나 되는 회원들이 참여하여 지난해 7월에 인터넷용어 중에서 국적불명의 외래어를 올바른 우리말로 다듬어 놓았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50만 어휘의 10%가 서구외래어로써 무분별하게 외래어를 남용(濫用)하고 있다.
순화(純化)란 ‘잡것을 걸러서 순수하게 하는 일이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한다.’ 는 것이다. 따라서 국어순화란 외래어와 외국말을 가능한 한 우리 토박이말로 재정리하고, 비속어(卑俗語)와 틀린 말을 고운말과 표준발음, 표준말로 바르게 하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말을 다듬는 일’이 바로 우리말의 순화(純化)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어순화운동이 잘 안되는 이유는 몇몇 학자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언어(言語)의 사회성(社會性)과 자연성의 지나친 주장에서 야기될 수 있는 ‘언어는 자연발생적인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고쳐질 수 없다는 이론’ 즉 ‘자연언어설(自然言語說)‘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1. 국어순화를 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말(言語)은 이루어내는 힘을 가진 존재이다.
말이란 한 번 이 세상에 태어나면 이루어내려는 힘을 가지고 끊임없이 일을 한다. 이러한 말을 우리는 ‘이루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음’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언어철학자인 홈볼트는 前者를 ‘에르곤(ergon)’이라고 하고 後者를 ‘에네르기아(energia)'라고 했다. 어느 곳이든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서는 비속어(卑俗語)가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비속한 말이 비속한 사회를 만들고, 외래어가 우리 머리 속에서 외래정신(外來精神)이 더 뿌리박히기 전에 이를 다스릴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서 배가 많이 나온 사람을 가리켜 ’돼지 배‘라고 하는 경우와 ’사장 배‘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말이란 언제나 말하는 사람의 심리적 상태와 들은 사람의 심리적 반응에 그 중요성이 놓이게 된다. 前者에 있어서는 말하는 사람이 남을 얕보는 심리작용과 듣는 상대방의 모욕적인 심리반응(心理反應)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에 後者에 있어서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격(格)이 되어 듣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다. 이처럼 그 환경에 맞는 진실된 말과 상대방에 안심하고 들을 수 있는 말이 곧 고운 말이요 아름다운 말이고 바른 말이다.
문학에 있어서의 비속어의 사용은 사실적 묘사(描寫)를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때때로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의 비속어는 사실(事實)과 진실(眞實)을 토로하는 수단으로서 사용된 것이므로 그 문학작품 전체의 의미를 볼 때 규탄이 되는 울타리를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직접적 표현으로서의 비속어의 구사 보다는 더 순화된 문학의 은유적(隱喩的). 문체적(文體的) 표현의 묘사를 통해서 진실과 사실의 형상화(形象化)를 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처럼 말은 자기 본질 형성 뿐 아니라 상대방의 본질 형성에 관계하고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과의 심리적 상관관계를 이루어나간다. ‘민족’이나 ‘나라’는 극한적인 높은 공간적(空間的) 개념이다. 그러므로 말 할 이와 듣는 이의 상호간은 ‘민족’이나 ‘나라’라는 공간적 개념으로 볼 때 내적 구성관계를 형성하는 같은 구성원이므로 ‘저의 민족’, ‘저의 나라’ 등의 표현은 사용할 수가 없다.
[2] 말은 민족의 세계상을 담는다.
언어철학자 홈볼트와 바이스게바는 ‘말 속에는 각각 아로새겨진 스스로의 세계관이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각 민족이 쓰는 말의 차이는 단순히 소리나 기호의 차이가 아니라 민족의식 그 자체의 차이이며, 민족의 세계상의 차이이고, 민족 세계관의 차이인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의 말은 그 민족의 얼‘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언어학자 소쉬르는 “말의 공통성(共通性)이 혈족성(血族性)을 결론짓지는 못하지만 말은 공통적인 민족성을 알리는 것이므로 민족통일을 성립시키는 데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것은 말의 공통성이다.”라고 말했다. 저 유명한 알퐁스도테의 [마지막 수업]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알사스 지방이 독일에 점령당했을 때 프랑스어를 가르치던 선생님이 “사람들이 노예가 되더라도 그 나라 말을 붙들고 있는 한 감방의 열쇠는 그가 쥐고 있는 것과 같다.”고 비장하게 말하고 있다.
[3]언어를 걸러주는 ‘체’로서의 모국어 긍정
母國語는 객관적 세계의 일과 사물의 인식을 걸러주는 ‘체’로 비유할 수 있다. 이 ‘체’가 성글면 우리의 인식도 성글어지고, 이 ‘체’가 고우면 우리의 인식도 곱고 섬세하고 올바르다. 그러므로 모국어는 우리의 올바른 인식과 가치판단의 연모요 그 척도가 된다. 민족의식(民族意識)이란 자각(自覺)과 자존(自尊)의 생각이 높을 때 대체로 남(외국)에 대하여 본질적으로 이해할 때 오히려 역설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세종대왕 당시의 국가의식(國家意識)과 자각(自覺)은 조선조 이전의 자아상실적, 문화 역사적 배경이 그 촉진제(促進劑)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영. 정조 시대의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사상을 타고 온 국민적 자각은 임진왜란(壬辰倭亂)과 병자호란(丙子胡亂)을 겪은 후 청나라로부터 들어온 고증학(考證學)을 섭렵하여 종래의 공리(公利) 공담적 관념철학을 배제하고 사실과 과학에 토대를 둔 것이 그 주된 촉진제였다.
2. 우리말 다듬기 운동을 통해서 다듬어진 말들은 다음과 같다.
[1]브랜드 파워--상표경쟁력
[2]코드프리--빗장풀기
[3]투잡--겹벌이
[4]포스트잇--붙임쪽지
[5]헝그리정신--맨주먹정신
[6]컬러링--멋울림
[7]빅리그--최상위연맹
[8]로밍--어울통신
[9]박스오피스--흥행수익
[10]퀵서비스--늘찬배달
[11]커플매니저--새들이
[12]유비쿼터스--두루누리
[13]마리나--해안유원지
[14]미션--중요임무
[15]노미네이트--후보지명
[16]방카슈랑스--은행연계보험
[17]와이브로--휴대누리방
[18]슬로푸드--여유식
[19]매스티지--대중명품
[20]무빙워크--자동길
[21]플리바게닝--자백감형제
[22]네티즌--누리꾼
[23]그린프리미엄--환경덧두리
[24]파이팅--아자
[25]파파라치--몰래제보꾼
[26]콘텐츠--꾸림정보
[27]스타일리스트--맵시가꿈이
[28]올인--다 걸기
[29]드라이브--몰아가기
[30]이모티콘--그림말
[31]블로그--누리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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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내비게이션--길 도우미
[36]웰빙--참살이
[37]클린센터--청백리마당
[38]리플--댓글
友瑛 2004. April.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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