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펫 휴머나이제이션( Pet Humanization) ♠
내가 어렸을 때 주택 마당에서 대문에 작은 집을 만들어놓고, 목줄을 묶어놓지 않고 개를 키웠다.
가끔씩 목줄을 풀어놓으면 나가서 배변을 해결하고, 연애를 하고 임신해서 강아지를 몇 마리씩 낳았다.
어머니는 강아지 새끼 한 마리만 남겨두고 가지고 나가서 좌판에서 강아지를 팔고 돌아오셨다.
강아지를 팔면 소리가 나는 그릇을 사야 좋다고 하시면서 솥과 냄비를 사 오셨던 기억이 난다.
대한민국은 현재 저출산과 고령화, 나홀로족과 1~2인 가족의 증가 등으로 반려인구가 천만 명 시대에 살고 있다.
‘펫 휴머나이제이션 (Pet Humanization)’은 ‘Pet(애완동물)’과 ‘Humanization (인간화)’의 합성어로서 반려동물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사람처럼 닮아가는 문화를 말한다.
동물을 사랑하는 애완동물 개념을 넘어 가족처럼 아끼고 대접하는 반려동물로 취급하는 ‘펫팸족 (Pet+Family)’의 증가로 반려동물 산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까지 반려동물산업 시장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인터넷이나 TV를 통해서 반려동물산업의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된다.
개는 색맹(色盲)이어서 색깔을 구별하지 못하는데도 털을 염색과 파마를 시키고, 화려한 색상의 강아지옷을 사서 입힌다.
‘펫 스테이션’이라 불리는 강아지 자동사료급식기, 실내에서 날리는 털을 제거해 주는 펫 공기청정기, 겨울나기용 반려견 온풍기, 반려동물의 사회화 교육을 위해 고액의 유치원에 보낸다.
이 외에도 반려견 전용스파마사지, 비싼 목욕용품과 목욕 후 뽀송하게 털을 말릴 수 있는 펫 드라이룸, 품격 있는 장례서비스까지 다양하다.
예로부터 사람이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면 부잣집 개만도 못하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은 자동차를 소유하지 못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반려동물은 자가용을 타고 나들이를 한다.
‘펫 휴머나이제이션’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대한 지나친 애정이 동물의 본성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이라고 한다.
동물도 밖에 나가서 맘껏 뛰고 흙을 밟으면서 자연에서 살아가는 것이 동물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여성들이 반려견에 옷을 입혀서 안고 다니거나, 심지어는 미용실과 슈퍼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자신이 반려동물을 사랑한다고 하겠지만 지나친 행동의 억압은 학대와 같다고 생각한다.
友瑛. 2019.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