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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남편의 추억과 존재감



                          

                           ♠ 남편의 추억과 존재감

 

남편이 20174월 폐암4기 진단을 받고 일 년 동안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점점 나빠져서 20184월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지 14개월이 되었다.

공기가 없는 곳에서 공기의 소중함을 알게 되듯, 남편이 없는 지금은 남편의 부재를 실감하고 있다.

남편이 대표자로 친형님과 동업으로 인테리어사업을 하다 IMF때 큰 손해를 보고 사업을 접으면서 남편이 억대의 부채를 떠안았다.

남편이 사업자등록상 대표자이면서 자금을 우리가 대면 당연히 남편이 관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남편이 나한테는 사업에 관여하지 말라고 하고, 형님이 하자는 대로 현장 일을 맡아하면서 동서가 자금관리를 했다.

초등학교만 나온 형님부부가 장부기록을 하지 않고 영수증조차 관리하지 못하고, 돈을 형님 가정에 개인적으로 함부로 쓰는 바람에 세금이나 공구대금과 대출금 등 빚으로 남았다.

남편이 뒤늦게 수습하려고 했지만 IMF가 터져서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남편 생전에는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원망도 하고, 이혼하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두 아들도 남편과 거리를 두었다.

남편은 IMF 이후에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면서 형님과 왕래를 하지 않고, 억울한 심정을 담배에 의존했기에 폐암에 걸렸는지도 모른다.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주면서 내 마음을 풀어주었고, 두 아들도 아버지를 이해했다.

우리부부는 맞벌이를 하면서 고생했지만, 두 아들을 대학교를 졸업시키느라 빚을 전부 갚지도 못하고 남편이 세상을 떠나버렸다.

내가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먼저 퇴근한 남편이 당신, 피곤하지? 빨리 옷 갈아입고 와서 저녁을 먹자.”하면서 저녁상을 차려놓았던 순간이 눈앞에 선하다.

남편은 세상을 떠나갔지만 가족사진 속에서 남편의 존재는 살아있다.

友瑛. 2019. 06.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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