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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2018 추석 이야기




                            ♣ 2018 추석이야기

 

추석에는 차례를 지내는 것을 미풍양속으로 생각하던 시대가 지났다.

요즘 젊은이를 중심으로 차례를 생략하고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 풍조가 늘고 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처음 맞는 추석이다.

일본에 사는 큰아들이 추석을 앞두고 미리 집에 왔다.

916일 작은아들 내외도 집에 와서 함께 납골당에 가서 남편의 사진을 부착하고 남편을 기억했다.

아들이 아버지 기일에만 제사를 지내고, 설날과 추석에는 차례를 지내지 말고 식사하는 날로 해요.”한다.

나는 큰아들이 동경으로 돌아가고 작은아들한테 이번 추석에는 미리 다녀갔으니 집에 오지 말고 처가에 가라.”고 했다.

 

여동생이 추석 전날 집에 와서 함께 친정어머니를 뵈었다.

슈퍼에서 식재료를 사다 음식을 만들고 하루 자면서 얘기를 나누었다.

추석 당일에는 아침상을 차려놓고 여동생과 함께 남편한테 기도했다.

옷을 정리하여 치수가 작은 옷은 여동생한테 주고, 잘 맞지만 입지 않는 옷은 올케한테 주었다.

주방용 그릇을 친정에는 직접 갖다 주고, 여동생은 집이 춘천이라 택배로 부쳐주기로 했다.

 

20년 동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인하여 이주가 시작되었다. 나 혼자 살지만 큰아들이 3개월마다 며칠씩 다녀가기 때문에 적적하지 않다.

아들이 쓰던 책과 물건들도 필요하지 않는 것들은 폐기했다.

이사할 집을 계약하고 휴일마다 집 정리를 했는데, 추석연휴기간 동안 최종적으로 정리했다.

남편 없이 혼자 이사준비를 하려니까 여러 가지로 남편 생각이 난다.

이사하는 날 작은아들이 오겠다고 한다.

예전에 친정이 포장이사 할 때 어머니가 여름내 말려서 빻은 고춧가루를 비닐봉투에 담아서 항아리 안에 두었는데, 항아리를 버린다고 하니까 포장이사업체에서 쓰레기처리업자한테 넘겼다.

어머니가 이사하고 하루가 지나서 고춧가루가 생각나서 포장이사 업체한테 물어보니 쓰레기처리업자한테 넘겼다고 하고, 쓰레기 처리업자는 항아리 안에 고춧가루가 없다고 해서 결국 잃어버렸다.

 

나는 시험을 치를 때처럼 무슨 일을 할 때 철저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싱크대 안 그릇과 장롱과 서랍 안 옷은 포장이사에 맡기지만, 리빙박스에는 내용물을 적은 이름표를 달아놓았다.

값비싼 핸드백들은 여행용 캐리어에 넣어 따로 두었는데 당일 내가 챙길 것이다.

이삿날은 아들이 쓰던 장롱만 버리면 된다.

 

友瑛. 2018. September.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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