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7영화를 관람하다 ♠
일본학과 동기 K와 오랜만에 영화를 함께 보았다.
나는 먼저 도착해서 K를 기다리는 동안 포스터와 시간표를 사진으로 찍고 영화표를 예약했다.
영화 1987은 31년 전에 일어난 대한민국의 정치수준이 미약했을 당시 비극적인 현대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영화 1987은 실제로 일어난 사실(fact)과 허구(fiction)가 가미된 팩션(faction)영화이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박종철군이 물고문을 당하고 심장쇼크로 쓰러지자 의사가 긴급하게 투입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의사가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박종철군은 이미 의사가 도착하기 전에 사망한 상태였고, 의사는 이미 사망했다고 말한다.
물고문을 주도한 형사들은 사망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다음날 새벽에 화장시키라고 한다.
하지만 꼴통검사로 알려진 강직한 검사가 어떤 회유와 협박에도 굴복하지 않고 부검을 주장하면서, 화장 대신 시체보존 명령서에 사인한다.
전두환 정권하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의 일환으로 대학생들이 데모를 하고, 정부에서는 최루탄을 쏘면서 학생들을 잡아다 구타하고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자행하였다.
서울대학교 학생 박종철군이 물고문으로 사망하자 경찰 수뇌부에서는 “책상을 탁 치니 놀라서 심장쇼크로 죽었다.”고 발표한다.
말단 형사를 수감하면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지만 형사들이 자신들의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고문 정황이 드러나고, 기자들은 진실을 밝히려고 동분서주하고 대학생들의 시위가 늘어난다.
6월9일 연세대학교 학생들은 6월 10일의 국민평화대행진을 하루 앞두고 연세인 결의대회를 마치고 연세대학교에서 시위를 했다.
시위과정에서 시위진압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연세대 학생 이한열군이 피를 흘리면서 쓰러진다.
분노한 국민들의 항쟁이 전국적으로 번져나가고 6월 항쟁을 수습하기 위해 노태우 대표위원이 대통령직선제 개헌인 6.29선언을 발표하면서 제5공화국이 막을 내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어느 누구도 좌석에서 일어서는 사람이 없다.
영화를 보고 밖으로 나왔는데 무거운 여운이 엄습한다.
友瑛. 2018. January.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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