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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어머니와 가족의 존재

                            ♠ 어머니와 가족의 존재

 

나는 201510월부터 어머니가 치매로 요양원에 모셔두고 한 달에 한 번씩 어머니를 뵙고 돌아온다.

어머니를 뵈러 가면 어머니한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요양원 담당자와 상의하여 다음 방문할 때 갖다드리고 있다.

 

나는 A4용지에 어머니의 딸과 아들, 손자, 외손자의 이름을 쓰고, 뒷면에는 어머니와 찍은 사진을 넣어 코팅하여 갖다드렸다.

어머니는 치매가 진행되어 딸과 아들. 손자의 이름을 기억하시지는 못하지만 글씨를 읽으신다.

 

내가 방문했을 때 어머니는 침상에서 강아지 인형을 두고, 요양원에서 드린 동화책을 보고 계셨다.

나는 어머니한테 엄마가 심심하실까봐 딸과 아들. 손자의 이름을 적어가지고 왔어요,”하고 보여드렸다.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시며 글씨를 한 글자씩 틀리지 않고 또박또박 읽으신다.

 

나는 어머니가 마치 어린아이가 처음 글을 배우는 것처럼, 진지하게 글씨를 읽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뭉클해진다.

요양원에서 직원들이 성의를 가지고 잘 보살펴드리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가 집에서 어머니를 모실 형편이 되었다면 치매가 지금처럼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책감이 든다.

어머니가 지금처럼 더 아프지 않고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友瑛. 2017. April.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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