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부의 부음(訃音) ♥
2015년 10월 24일 저녁 무렵 여동생으로부터 “제부의 상태가 나빠졌으니 형부하고 다녀갔으면 좋겠다.”는 문자를 받았다.
나는 다음날 상인대학 동기들과 가을소풍이 예정돼 있었는데 취소하고 부랴부랴 며느리한테 춘천행 ITX 청춘 티켓을 예약해 달라고 했다.
마침 단풍 피크시즌과 ‘춘천마라톤대회’가 열려서 오전 티켓은 없고 오후 1시로 편도를 끊었는데 돌아오는 티켓도 없다고 한다.
여동생은 제부가 점점 상태가 나빠지자 친정어머니를 인천으로 보내드리고 간병에만 전념해왔다.
나는 심란한 마음으로 잠을 못 이루고 있는데, 10월 25일 오전 12시 32분에 여동생한테서 “방금 전에 그 사람이 떠났어.”고 전화로 알려왔다.
제부는 미국에서 살다 2013년 6월 처음 대장암 말기라는 것을 알게 되어 2014년 2월 형제들이 있는 춘천으로 돌아왔다.
2014년 10월에 조카를 결혼시키고, 12월에는 조카가 군 입대를 했다.
2015년 4월에는 결혼 30주년을 맞이했고, 8월 중순부터 병원에서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라는 권유를 받았다.
우리는 9월에 춘천에 다녀왔을 때만 해도 진통제를 투여하면서도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그 후 물만 마시다가, 최근에는 물조차 마시지 못하고 오늘 새벽에 세상을 떠난 것이다.
나는 제부와 카톡으로 안부를 주고받고 좋은 글과 사진을 전해주면서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격려해 주었다.
9월 중순부터 여동생이 “김서방이 답장하기가 힘들어하니까 글을 보내지 말라.”고 해서 보내지 않았다.
나는 오늘 마지막으로 제부한테 "그동안 고생만 하시더니 돌아가셨군요. 이제는 편안하게 지내세요. 삼가 명복을 빕니다.
정애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제 정말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나는 두 아들한테 부음소식을 문자로 알려주었다.
큰아들도 보이스톡으로 “이모부 영전에 가보고 싶지만 날짜가 짧고, 여건이 맞지 않아서 오지 못해요.”라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K대학 병원 영안실에 들어서니 조카와 제부의 동생이 상주로서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제부의 영정사진을 보니 눈물부터 나와서 남편과 나는 소리를 내어 울고 난 후 분향했다. 상주인 조카는 군 입대 중에 부음소식을 듣고 휴가를 나왔다.
나는 조카한테 “이제부터는 네가 가장이다. 엄마와 와이프를 잘 챙겨주어야 한다.”하고 위로했다.
우리 가족은 친정 형제들과 얘기를 나누다 ITX 청춘열차 입석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과 작은아들은 내일 저녁에 다시 영안실에 가서 모레 발인까지 보고 돌아올 예정이다.
友瑛. 2015.October. 25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요양원에서 어머니를 뵙고 돌아오다. (0) | 2015.11.21 |
---|---|
친정엄마 85세 생신이야기 (0) | 2015.11.16 |
2015년 추석이야기 (0) | 2015.09.30 |
남편하고 친정아버지한테 다녀왔습니다. (0) | 2015.05.25 |
친정어머니와 치매 (0) | 2015.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