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설날 이야기 ♥
2013년 10월에 작은아들을 결혼시키고 처음 맞이하는 설날이다.
큰아들은 동경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1월31일부터 기말시험이 있어서 항상 설날에는 집에 다녀가지 못한다.
작은아들내외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본가인 우리 집에 오기 위해서는 전철을 세 번 갈아타고 두 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설날 당일에만 일찍 오라고 했다.
내가 결혼할 당시만 해도 명절이면 전날 아이들을 업고 걸리면서 시가에 가서 음식 준비를 하고 돌아왔다 당일 아침 일찍 시가에 다녀왔다. 하지만 나는 며느리한테 자가용도 없이 왕복 4시간이나 걸리는데 두 번이나 다녀가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아들내외는 앞으로 3년 안에 집을 장만할 때까지 자가용도 사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하는 결심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
올 설날에도 남편과 둘이 시장을 보고 배추와 무를 사다 겉절이와 굴을 넣은 생채 나물을 만들었다. 동태전.굴전.조개전.새우튀김.해물완자 등 각종 전과 고구마묵을 쑤고 나물류와 잡채도 준비했다.
드디어 설날 아침이 밝았다.
작은아들이 전철로 인천에 오는데 ‘용산역’에서 전철이 정전되는 바람에 택시를 타고 ‘신도림역’에 가서 ‘인천’행 전철을 타고 오느라 30분 정도 늦게 집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큰댁으로 가서 차례를 지내고 다시 집에 돌아왔다.
12시에 친정(아들의 외가)으로 가서 친정어머니께 세배를 드렸다.
친정어머니는 치매 초기 증세를 보이는데 그래도 손자를 알아보시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큰아들이 보이지 않으니까 유학하는 것을 잊어버리시고 “상현이는 일본에서 돈을 벌러 가서 안 왔구나.” 하시면서 서운해 하신다.
어머니가 올해 84세이신데 작년 가을에 무릎 관절수술을 받으셔서 불편하시지만 많이 회복되셨다.
내가 큰아들과 친정조카 이름을 열거하면서 “얘들을 모두 결혼시킬 때까지 오래오래 건강하세요.”했더니 “그래야지.” 하시는데 가슴이 울컥했다.
친정에서 돌아와서 아들내외한테 겉절이와 생채나물. 각종 전과 올리브기름과 햄이 들어있는 선물 셋트를 들려 보냈다.
友瑛. 2014. February.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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