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33주년 기념일 ♥
나는 1980년 5월4일 남편과 2년 동안의 연애기간을 거쳐 결혼에 골인하였다.
당시 결혼식이 토요일이었는데 올해도 4일이 토요일이었다.
나는 휴일을 맞아 조용히 지나온 시간들을 반추(反芻 : 새김질, 되새김)해 본다.
벌써 강산이 세 번 변한다는 삼십년하고도 삼년이 지나갔다.
남편과의 결혼생활 중에서 초기에는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아서 갈등이 심했다.
나는 가난한 집안의 장녀로서 책임감이 강한 편이었는데 남편은 유복한 집안의 막내여서 남의 말을 잘 듣고 경제관념도 희박하고 악착같은 면이 부족했다.
십 년이 지나면서 성격이 맞아가려고 할 즈음 시숙과 동업을 시작하면서 관리문제로 많이 다투었다. 결국 내 말 보다 형제를 더 믿었던 탓에 큰동서가 돈 관리를 하면서 세금과 자동차 할부금도 내지 않고 돈을 전부 인출하여 세금 체납이 되었다.
시숙의 묵인 하에 큰동서가 1년 동안 관리하는 동안 자신의 친정에 도움을 주고 개인적으로 유용하여 바닥을 내고도 모자라서 남편 이름으로 대출받아 엄청난 빚을 지게하고 나서 시숙은 동업에서 손을 떼었다.
우리 부부는 사태를 수습하려고 애를 썼지만 1997년 IMF가 터지고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남편의 사업도 접어야 했다.
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하면서 두 아들을 대학교에 보내고 부채를 상환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남편은 사업이 실패하고 사업 빚을 갚아나가면서부터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모했다. 큰아들은 일본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데 벌써 교수님의 추천으로 수업이 없는 주 2일은 일본회사에서 한국어 통역과 번역 업무를 도와주고 있고 2015년부터는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작은아들은 대기업 4년차로 4월에 대리로 승진했는데 가을에 결혼 예정이다.
남편은 2012년 12월 말일에 정년퇴직을 하고 집에 있는데, 내가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피곤해 하는 것을 보고 집안일과 저녁준비를 해놓고 기다린다.
4일 오후에 서울에서 자취하고 있는 작은아들이 케이크와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택배로 보내왔다.
나이가 들어서 황혼이혼이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안타깝다.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변한다면 행복한 가정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한 때는 너무 살기가 어려워서 이혼도 생각했지만 참고 살아오기를 잘 했다.
友瑛. 2013. May.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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