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卒業의 意味 ♣
얼마 전까지 졸업시즌이 한창이어서 꽃집마다 전시된 형형색색의 꽃다발이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곤 했다.
졸업은 ‘학생이 학교에서 정해진 교과목의 교과과정을 전부 마치는 것’을 말한다. 학창시절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졸업식장에서 상을 받으면서 친구들의 질시와 부러움을 동시에 받는다. 상을 받지 못하는 학생은 “나도 저 친구처럼 열공했다면 상을 받을 수 있었을걸” 하는 반성의 시간을 갖게끔 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학교에서의 우등생이 사회에서는 열등생이다.’라는 말이 있었지만 요즘 시대는 전혀 아니다. 학교에서의 우등생이 사회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고 출세하고 있다. 요즘처럼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좋은 학벌과 높은 평점과 자격증이라는 스펙을 고루 갖추고 있으면 어렵지 않게 취업할 수가 있다.
요즘 한창 十代인 학생들과 학부모의 관심을 받아서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 <공부의 神>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나는 현재 중고등학생의 자녀가 없지만 두 아들의 대학입시를 뒷바라지한 한사람으로서 드라마를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보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대부분 가정형편이 좋지 않고 학교에서 꼴찌를 면하지 못해서 어느 누구도 기대를 하지 않던 다섯 명의 아이들이 최고의 대학교인 [천하대]를 목표로 특별반에서 일취월장(日就月將)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스러웠다.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이 자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쑥쑥 오르자 자신감을 가지고 열공하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특별반이 잠시 해체되어 예전의 교실로 돌아가지만 산만한 교실 분위기에 환멸을 느끼고 다섯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특별반에서처럼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장소를 옮겨가면서 열공한다.
학교에서도 다섯 학생들의 열의에 다시 특별반을 허락하고 학생들은 더욱 분발하여 1년 만에 비록 전원이 [천하대]를 가지 못하고 세 명만 합격했지만 ‘하면 된다.’, ‘불가능은 없다.’라는 사실을 증명해보였다. 그중 한 학생은 부모를 일찍이 여의고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는데 실력은 있지만 [천하대]를 포기하고 자신이 평소에 가고 싶었던 ‘한의학과’를 소신껏 지원했다.
삼나무는 원래 옆으로 자라지만 대나무밭에 옮겨 심으면 대나무처럼 곧게 위로자란다고 한다. .
중국에도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고사로 널리 알려져 있듯 교육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요즘에는 교육에 있어서도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현상이 일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실력으로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는 학생들이 많다.
남편이 형님과 동업으로 인테리어사업을 하다가 IMF를 맞아 부채를 떠안은 채로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남편이 사업자 명의로 돼 있었지만 형님이 돈 관리를 했다.
1998년 당시 큰아들이 고3이고, 작은 아들이 고1이었는데 나는 남편한테 “동업을 했으니 사업빚을 형님과 나누어서 갚아야지 당신이 혼자 떠안고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잦은 부부싸움을 했지만 부부사이만 나빠지고 끝내 남편이 혼자 감당하게 되었다.
두 아들은 갑자기 달라진 가정형편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입시 준비에 전념해도 부족한데도 학원을 끊어야 했기에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성적이 점점 내려가기 시작했다.
남편은 직장도 없이 밖으로만 돌고 아이들은 풀이 죽어있었다. 은행에서는 대출금 상환독촉이 빗발쳤고 지역의료보험료가 밀려서 고지서가 날아들었다. 지금은 산업용 고무벨트대리점에서 경리사원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당시에 나는 자존심을 내세울 정신이 없었다.
나는 집 근처에 있는 전자회사에서 잔업과 특근까지 마다하지 않고 돈을 벌어 다시 학원에 보낼 수 있었고 가족의 의료보험을 내 직장으로 옮겼다. 아이들한테는 “엄마가 대학교에 보낼 수 있으니까 집안에 신경쓰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해라.”고 했다. 두 아들은 다시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고 졸업했다. 현재 큰아들은 일본에서 음악공부를 하고 있고, 작은 아들이 며칠 전 명문 Y대학교를 졸업했다. 나는 남편과 꽃다발을 들고 대학교를 찾아가서 아들이 다니던 학교의 모습을 디카로 찍었다.
아들이 입사한 회사에서도 Y대 출신 선배가 꽃다발을 들고 찾아와서 졸업을 축하해 주었다.
아들이 학사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남편과 나한테도 씌워주었다. 졸업식 출장사진사한테 아들의 독사진과 가족사진을 찍었다. 나는 [방송대]졸업식에 불참하기 때문에 아들의 학교에서 학사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것으로 대신했다.
나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방송대학교]에서 <국문학과>와 <법학과>에 이어 세 번째로 <중문학과>를 졸업했다. 방송대학교 홈페이지에서는 학적란에 2009년 졸업생으로 표기되어 있다. 2월24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방송대학교]의 학위수여식이 있었는데 나는 직장인으로서 연이어 결근하기가 부담스러워서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졸업식 불참자는 지역대학에서 졸업증서를 수령하는데 나는 일요일을 맞아 오랜만에 방송대를 찾아갔다.
학교 건물정면에 2010년 신입생 입학식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준비해간 디카로 학교 전경을 찍고 행정실에서 중문학사 졸업증서를 수령했다.
마침 <중어중문학과> 오리엔테이션이 있어서 후배들이 치파오를 입고 신입생을 맞이하고 있는 것을 보니 내가 입학할 때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友瑛. 2010. March.1
아들의 모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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