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n 계산 ♠
1/n은 ‘어떠한 비용이 발생할 경우 참석한 사람의 수대로 나누는 계산방식’이다.
현대인은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예전에는 형제나 친구들을 만나서 그날 출연비용을 혼자 부담하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사람 수에 비례하여 회비를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각출하여 충당하고 있다.
그래서 부자인 부모님한테서 상속을 받거나 운이 좋게 로또에 당첨되었다면 모르지만 자신의 노동으로 번 돈을 함부로 쓰려고 하지 않는다.
나 역시 동창회와 친목회에 가입하여 정해진 회비를 내고 참석하고 있다.
1차 식사는 회비로 계산하지만 2차 노래방의 경우 간혹 경제적인 여유가 있거나 스스로 희망하는 사람이 부담하기도 한다.
나는 동창회나 친목회에서는 경조사비에 있어서 다른 삶들과 거의 비슷한 금액으로 부담하고, 인척관계의 경우 동창회 보다 2배 정도를 부담하는 편이다.
요즘은 부부가 맞벌이를 하거나 자영업자가 많아서 경조사를 치를 때 경조사비가 수 천 만원씩 들어온다.
경조비는 자식의 혼사를 치를 때 부모가 주관하기 때문에 부모의 재량으로 남은 돈을 처리하여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장례를 치르고 남은 부조금을 원만하게 분배하지 않으면 자칫 형제간에 우애가 상하기도 한다.
요즘은 부조금(扶助金)도 서로 품앗이 형식으로 주고받는다.
예를 들어 甲이 친구 乙한테 5만원을 부조했다면 다음에 乙도 甲에게 5만원을 부조할 것이다. 그래서 부조금은 로또가 아니라 조의금을 받은 사람이 언젠가 같은 액수로 다시 되돌려주어야 하는 부채(負債)의 개념이다.
현행 우리 민법에서는 조의금의 발생원인이 부모님의 사망이기 때문에 조의금은 남을 자식들한테 공평하게 1/n로 나누도록 돼있다.
가령 부조금이 1억 원이 들어왔고 비용이 4천만 원 발생하여 6천만 원이 남았다고 하자. 1/n의 경우 형제가 5명이라면 한 사람 당 천이백만 원씩 가져가면 된다.
만일 그 중에서 잘 나가는 자식이 있어서 그로 인해서 조문객이 월등히 많이 와서 부조금이 많을 경우 그 사람은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그만큼 부조금이 지출될 것이고, 다른 형제들은 로또처럼 공돈을 받은 셈이 될 것이다.
지난 2010년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나와 남편은 동창이나 직장동료, 지인 등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어서 부조금의 과반수를 차지했고, 미국의 여동생이 목돈을 내고, 두 남동생은 직장이 없어서 동창생 정도만 찾아주었다.
그런데도 장례를 치르고 남은 돈 오백만원을 큰남동생이 올케의 통장에 넣어두고 어머니의 병원비로 쓰겠다고 해서 승낙했다.
처음에는 병원비로 사용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남동생이 남은 돈을 전부 써버려서 그 후 어머니의 병원비와 틀니비용을 나와 여동생이 부담하고 말았다.
友瑛. 2012. July.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