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콘서트 7080 관람 ♥
2009년 1월 43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생을 만나 온라인 카페를 만들고 정기모임을 가지면서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정기모임(정모)은 격월로 만나지만 부모님의 장례와 자녀의 결혼 등 경조사가 있을 때 자주 만나다 보니 마치 세월을 뛰어넘어 초등학교 시절부터 줄곧 만나오던 친구처럼 친근감이 느껴진다.
해마다 봄과 가을에 두 차례 야외소풍을 다녀오고 지난번 ‘인천송도 맥주문화축제’처럼 지역 행사가 생기면 번개모임으로 다시 만난다.
초등학교 동창생은 1954년~1955년생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이고 ‘7080세대’이다. 7080세대는 1950년 한국전쟁 직후 폐허가 된 이 땅에 태어나 자녀를 많이 낳던 시기였다.
학생이 많지만 교실이 부족했기 때문에 미군이 사용하던 군용천막으로 만든 임시교실에서 비가 많이 내리면 천막으로 비가 새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공부하던 세대이다. 도시락을 싸올 수 없는 형편이 없는 학생들이 많아서 정부에서 옥수수가루로 시루떡처럼 네모난 빵을 만들어 나누어 주던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카페지기이며 동창모임 회장이 인터넷으로 콘서트 7080 단체 예약을 하여 스무 명분의 좌석권이 도착하였다. 주안역에서 오후 4시에 만나 승용차 편으로 나누어 타고 여의도에 있는 KBS별관 앞으로 갔다.
방송국 근처 승용차를 주차장에 승용차를 두고 녹화시간이 남아서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기다렸다 7시가 다 되어 별관으로 들어갔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로비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두 줄로 줄을 섰다.
제작진이 7080 녹화장으로 안내하여 들어가니 무대가 내려다보이는 계단식 구조로 돼 있어서 출연자를 잘 볼 수 있다.
녹화가 시작되기 전 FD로 보이는 젊은이가 분위기를 띄우면서 긴장을 풀어주었다.
가수가 등장하여 신나는 노래를 부르면 응원하듯 함께 소리치고 따라 부르면서 흥겹게 리액션을 하고, 조용한 노래를 부를 때는 박자를 맞춰 손뼉을 치면 되고, 노래 가사를 모르면 방청석 좌우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자막으로 가사가 나오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7시10분부터 방청석의 조명이 꺼지고 녹화가 시작되었다.
송골매 출신의 MC 배철수씨가 등장하여 오프닝 멘트를 하고 이어서 심수봉씨가 등장했다. 배철수씨와 1978년 대학가요제에 함께 출연하여 인연이 깊은데 예전에는 지금처럼 예쁜지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고 조크하여 방청석이 떠나갈듯 박수를 쳤다.
심수봉씨는 디자이너 앙드레선생님을 연상시키는 볼레로와 바지까지 하얀색으로 컨셉을 맞춰 입고 나와서 ‘나의 신부여’ 신곡과 국민가요 ‘사랑밖에 난 몰라’를 들려주었다.
이어서 김범룡씨가 등장하여 ‘바람 바람 바람’으로 경쾌한 음악을 선보였다.
요즘 계절과 잘 어울리는 ‘겨울비는 내리고’를 부르고 이어서 ‘나의 조국’에서 나오는 ‘아야야’라는 후렴구를 일부러 관객한테 불러달라고 주문하여 운동장에서 응원가를 부르듯 신나게 불렀다.
김형섭씨와 추가열씨가 만든 듀오 ‘빨간우체통’이 ‘웃어요’ 등 노래를 들려주었는데 신선한 느낌을 준다.
정훈희씨는 내가 중학교 때 17살 여고생으로 데뷔하여 이봉조씨와 함께 국제대회에서 여러 번 입상할 만큼 실력파 가수로서 ‘국가대표 가수’라는 닉네임이 붙었는데 耳順이 지났어도 여전히 곱고 아름답다.
성악가처럼 드레스차림의 컨셉을 하고 등장하여 ‘꽃밭에서’를 시작으로 댄스곡처럼 경쾌한 ‘그 사람 바보야’를 부르고 70년대 유행하던 Pop- Song ‘I Wonna a hold your hand' 잘 불렀다. 현재 이상벽씨가 사회를 보는 세시봉 2기에서 홍일점으로 활동중이다.
녹화가 다 끝나고 나서도 녹화장의 열기는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았다. TV를 통해서 음악프로를 시청할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가수의 숨소리 하나까지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현장감이 풍부하다.
나는 녹화하는 동안 50대 아줌마가 아니라 10대 여고생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동창생들도 목소리를 높여가며 신바람이 났다.
주위의 방청객들도 마찬가지다. 로비에서 줄지어 선 관객들 대부분이 중년층이었는데 녹화장 안은 어느새 십대들이 찾는 콘서트장 같은 분위기가 돼 버렸다.
요즘 젊은이들이 비싼 티켓을 구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장을 찾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나이가 들었다고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것 보다 시간을 내어 공연장이나 방송국의 녹화장을 찾는다면 음악에 대한 안목도 높아지고, 정서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어서 스트레스도 풀리니 一石二鳥가 될 것이다.
녹화가 끝나고 로비로 나와서 프로그램을 게시한 게시판을 배경으로 동창생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友瑛. 2011. November. 28
'레저와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등학교 동창생과 여름캠프 (0) | 2013.08.27 |
---|---|
동호회 (0) | 2012.06.18 |
2011년 제1회 인천송도세계문화축제 에서 (0) | 2011.09.13 |
세종대왕 영릉 관람 (0) | 2011.07.25 |
명품콘서트에 다녀와서 (0) | 2011.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