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 마더(God Mother) ★
‘갓 마더’는 한자어로는 代母이며 ‘후견인’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삼강오륜(三綱五倫)을 기본으로 하는 유교적인 家父長制에서 아버지의 존재가 절대적인 존재였다.
여성들은 ‘어려서는 부모의 뜻을 따르고 결혼해서는 남편을 따르고 늙어서는 아들을 따른다.’는 삼종지도(三從之道)를 미덕으로 알고 교육받으면서 자랐다.
여성들은 결혼 후 설령 남편이 외도를 하거나 시앗을 보더라도 자신을 버리고 오로지 시부모를 공양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데 일생을 바쳐왔다. 여성의 배움이 짧고 경제력이 없던 현재 60대 이상의 어머님 세대에서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묵묵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1997년의 IMF사태는 우리나라 가족제도의 뿌리를 뒤흔들어놓는 계기가 되었다.
사회적으로 실직과 실업 등으로 家長의 위치가 추락하면서 살림만 하던 여성들이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회로 뛰어들었다.
IMF가 일어난 지 1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실업상태로 있고 高物價로 중산층조차 살기가 어렵다고 한다.
여성들이 사회활동으로 경제력을 갖게 되면서 가정안에서 발언권이 강해지고 자녀들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어머니한테 의지하게 되었다. 반면에 아버지의 위치는 어머니 보다 점점 뒤로 밀려나서 종이호랑이처럼 살게 되었다.
여성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간병인이나 가사도우미, 아이돌보미 등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만 남성들은 택배직원이나 경비원 외에는 딱히 일자리가 없는 것도 가장의 권위를 상실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노인 해방구’로 불리는 종묘공원은 아내나 며느리의 눈치가 보여 집에서 나왔지만 막상 갈 곳이 없는 실직자나 연로한 어르신들이 항상 모여드는 곳이다. 어르신들은 돈이 없어서 집에서 가지고 나온 도시락을 두 번에 나누어 먹기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다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간다. 장성한 자식들이 가까이에 살고 있지만 살기에 바빠서 부모를 찾지 않는다고 한다.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바라는 것조차 사치라면서 기대조차 않는다고 한다.
아들이 전적으로 부모님을 책임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요즘은 딸 가진 부모가 아들만 있는 부모 보다 형편이 더 나은 편이다.
결혼한 딸도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서 친정 부모님께 정기적으로 용돈을 드릴 수 있다. 반면에 결혼한 아들은 아내가 경제권을 가지고 있어서 아내 모르게 부모님께 돈을 드릴 수가 없을 것 같다.
예전에 남편은 시어머님이 살아계실 때 용돈을 드리고 와서 자신의 용돈이 없어서 다음 달 용돈을 가불해달라고 한 적이 많았다.
요즘에는 아들이 본가 부모님한테 아내 모르게 돈을 드리고 나서 후에 아내가 알게 되면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생신이나 명절에 드리는 용돈도 부부가 합의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추세(趨勢)다.
나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7일에 미리 친정에 다녀왔다. 나 역시 아직까지는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남편 눈치를 보지 않고 친정에 일이 생기면 부담하고 있다.
2010년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우리 부부 앞으로 조의금이 550만원 들어왔고, 여동생이 돈을 보태고, 남동생 친구와 친척들이 부조를 하여 장례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남동생이 경제력이 없으니까 올케가 명절이나 제사 외에는 어머니를 찾아오지 않는다. 최근에 친정어머니가 치아가 두 개나 흔들려서 빠졌는데 남동생한테는 말하지 않고 여동생과 치아를 새로 해드리기로 했다.
통계청의 통계에 의하면 친정의 역할이 커져서 딸로서 부모를 모셔야한다는 책임감은 45%나 되고, 남학생의 63% 이상이 처가살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안행사가 본가 보다 처가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맞벌이 부부의 경우 자녀를 처가 부모님한테 맡기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자녀들이 삼촌, 고모 등 친가친척 보다 이보, 외삼촌 등 외가친척들과 교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회분위기가 父系중심에서 母系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잎으로는 예전에 딸 가진 부모가 사위 눈치를 보았듯 아들 가진 부모가 아들 집에 가서 며느리 눈치를 보느라 편히 쉬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友瑛. 2011. May. 9
나, 친정어머니, 조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