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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친정엄마

   

 

                               ♥ 친정엄마 ♥


 요즘 친정엄마가 話頭로 떠오르고 있다.

 소설가 신경숙씨가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을 발표하여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연극과 영화를 통해서 친정엄마가 감동을 주고 있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속에서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낸 것도 바로 엄마인 것이다.

 똑같은 엄마이지만 아들이 생각하는 ‘엄마’와 딸이 생각하는 ‘친정엄마’는 느낌이 다르다. 친정엄마와 딸은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자매처럼 의지하게 된다.


 여성은 사춘기에 初經을 겪으면서 비로소 소녀에서 여성으로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결혼 적령기가 되어 배우자를 만나서 여성에서 엄마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데 엄마는 자식들한테 있어서 평생 안식처로서 의무를 다한다.

 부모 중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있지만 엄마의 역할이 더 다양하다. 밖에서 주로 활동하는 아버지에 비하여 가정 안에서 자식을 먹이고, 씻기고, 입히고 온갖 정성을 다하여 사회인으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는 것이다.

 

 시부모님은 두 분 모두 이미 돌아가셨다. 나는 어버이날을 맞아 남편과 함께 케이크와 카네이션꽃을 사가지고  친정에 갔다.

아버지는 작년 7월에 파키슨씨병으로 판명되어 집에서 투병생활을 하고 계신다. 아버지의 우환으로 엄마는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 곁에서 손과 발이 되어주신다.

 엄마는 정기적으로 정형외과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데 전보다 더욱 허리가 휘어져서 키가 줄었다.


 여동생이 “엄마가 허리가 좋지 않은데도 아버지 때문에 너무 힘드시니까 언니하고 둘이서 요양원으로 모시고 싶다.”고 하지만 엄마는 “아직까지는 내가 직접 네 아버지를 간호하고 싶다. 요양원으로 보내면 아버지가 외로워할 것 같다.”하시면 극구 반대하고 있다.

 금년 초부터 주민센터에 요양보호사를 신청하여 주3회 3~4시간씩 다녀가고 있는데 아버지가 손가락에 힘이 없어서 엄마가 반찬을 잘게 썰어서 어린아이처럼 아버지 입에 넣어주신다.


 지난달에 갔을 때는 아버지가 부축해서 일어나 앉으셨는데 어버이날에는 내가 “아버지 저 왔어요.”하니까 잠시 눈을 떴다가 계속 잠만 주무셨다.

 아버지는 눈도 나빠지시고 귀가 잘 안 들려서 전화소리와 옆에서 누가 얘기를 해도 눈만 껌뻑하신다고 한다.

 엄마가 아버지가 그렇게 된 후로 간호 때문에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으셨다. 내가 점퍼를 사다드리고 옷이라도 말끔하게 입으시라고 했더니 “집에 환자가 있는데 무슨 정신으로 옷을 갖춰 입느냐?”고 하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아버님 상태가 전보다 많이 나빠진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가 올해 82세이고 파키슨씨병은 회복을 기대할 수 없으니까 살아계시는 동안 고통이 심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友瑛. 2010. May.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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