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子息 農事 ♣
농사 중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고 어려운 것이 바로 子息 農事라고 한다.
모든 식물은 새싹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데 걸리는 시간이 몇 달이고, 동물은 성장하여 새끼를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고작해야 1년이다. 하지만 사람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하여 가정을 꾸려나가려면 적게 잡아도 25년이 필요하다.
작년 초 나이가 오십대 중반이 되어서야 42년 만에 [서림초등학교] 동창생을 만나 온라인 동창카페를 만들고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는데 벌써 1주년이 되었다.
동창회가 결성되기 전에 자식의 혼사가 지나간 친구도 있지만 대부분 현재 미혼인 동창생이 더 많다. 자식들 대부분이 이십대 후반이나 삼십대 초반으로 결혼 적령기를 맞고 있다. 작년에도 혼사와 부모님 장례식에 다녀왔지만 올해도 정초부터 결혼식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3월14일에 결혼한 신부는 동창회 총무를 맡은 L친구의 딸로 34살인데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다른 친구 K는 외동딸이 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있고, 친구 S는 미혼인 세 딸 모두가 고등학교. 초등학교. 유치원 교사를 하고 있어서 생활비를 보태주고 있다고 한다.
사람은 동물(動物)과 달라서 의식주(衣食住) 문제만 해결해서는 올바른 인간으로 살아갈 수가 없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교육을 받아야만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였고 먹고살기에 급급해서 교육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돈이 없는 가정에서는 본인이 공부를 하고 싶어도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일찌감치 공장이나 장사하는 길로 나아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부모의 입장에서도 자식한테 미안하기는 해도 교육을 시켜야할 의무감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문대학을 포함한 진학률이 80%가 넘는다고 한다.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높은 교육열이 오히려 학력인플레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예전에는 실업계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商高 출신은 은행이나 회사원으로, 工高 출신은 대기업에서 현장관리자로 근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商大나 工大 출신이 아니면 대기업에 명함도 내밀지 못한 시대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가계부채가 심각할 정도로 많다. 가계부채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교육비이다. 그중에서도 학원비와 과외비 등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인데 해마다 10% 이상 인상되어 가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에서 다자녀 출산을 권유하기 위해 셋째부터 교육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했지만 미비하기 때문에 더 이상 출산율이 늘지 않고 있다.
부모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자식을 공부시키려고 하지만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하지 못해 부모의 근심이 사라지지 못한다. 현재 정부에서 학자금 대출을 제공하고 있지만 일정한 기준의 평점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고, 부모의 재산과 직업이 없으면 혜택에서 제외된다. 다행히도 기준에 도달해서 학자금 대출을 받았더라고 졸업 후 직업이 없으면 상환능력이 없기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다.
큰아들이 [K전문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일본 대학에서 ‘음악비즈니스’ 공부를 위해 2009년 9월에 6개월간의 어학연수 코스를 밟았다. 현재 초급 과정을 마치고 얼마 전 중급 레벨테스트를 거쳐서 4월부터 어학연수를 연장하기로 했다.
어학코스가 끝나면 2011년에는 [음악대학교]에 편입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3월19일에 집에 돌아왔는데 공부하랴 아르바이트 하랴 고생이 많아서인지 전 보다 많이 야위었고 스트레스성 위염증세가 있었다. 일본에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서 약만 사먹고 참았다고 하는데 집에 오자마자 종합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진료를 받고 처방약을 먹고 많이 회복되었다. 의사한테 부탁하여 일본에 가서도 먹을 수 있도록 처방약을 한 달 분 더 받아가지고 왔다. 아들은 비자를 연장하고 대학교 편입에 필요한 책과 옷가지를 구입하여 26일에 EMS택배로 부쳤다. 29일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면 일 년 후에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작은아들은 올해 공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출근하고 있다. 집이 인천이라서 주안역에서 전철을 타고 신도림역에서 지하철 2호선으로 갈아타고 양재동 사무소로 출근하는데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집에서 5시 반에 깨우면 일어나서 준비하고 6시10분쯤 출근한다.
신입사원들은 새로운 일을 배우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 퇴근하고도 직속 팀장 등 상사들과 회의와 뒤풀이가 자주 있다. 집이 서울인 동료들은 전철을 타고 돌아가거나 택시비가 적게 나오지만 아들은 인천으로 오는 전철이 끊겨서 종종 4만원을 주고 택시를 타고 집에 오곤 한다.
작은아들이 회사에서 늦게 끝나도 서울에서는 전철이 새벽까지 다니기 때문에 [건국대] 입구나 [서울대] 입구에 대학생들이 많이 살고 있는 원룸으로 이사하고 싶다고 했다. 내가 “차라리 승용차를 사서 타고 다니라.”고 했더니 “인천에서 서울까지 승용차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유지비가 들어가요.” 한다. 작은아들 회사에서는 1년차가 되면 대출받을 수 있는데 아껴두었다가 이다음에 결혼할 때 아파트 전세자금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나는 친정어머니를 통해서 계주한테 일천만 원짜리 계를 붓고 있는데 4월에 미리 탈 수 있도록 부탁해두었다. 계돈과 아들한테서 받은 생활비와 아들이 저축한 돈을 보태어 이천만원으로 원룸 보증금에 사용하라고 했다.
딸은 군대에 가지 않으니까 사회생활을 빨리 할 수 있고 혼수비용이 남자에 비해서 훨씬 적게 들기 때문에 결혼 전에 집안에 경제적인 보탬을 줄 수 있지만 , 아들은 군입대를 마치고 복학하고 졸업하면 결혼 적령기에 접어드는데다 전세아파트라도 장만하려면 혼수비용이 1억 원 이상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부모한테 효도할 기회가 없다.
요즘은 다시 결혼을 빨리 하는 추세다.
요즘은 대학생들도 부모와 함께 살지 않고 젊은이들이 많은 원룸을 얻어 독립하는 것이 추세다. 작은아들도 졸업하기 전에 학교 친구 원룸에서 석 달 동안 생활비와 관리비를 공동으로 내고 지낸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집이 서울인데도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학교 근처 원룸에서 살았다고 한다.
작은아들이 이사를 나가면 그동안 내가 불입했던 학자금 대출통장을 자신이 갚아나가기로 했다. 우리 부부한테는 생활비를 매달 50만원으로 줄여서 보내주지만 이제부터는 홀로서기를 할 생각으로 있다.
友瑛. 2010. March..27
아들이 가져온 된장라멘, 간장라멘과 맥주
일본으로 보낸 김치와 식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