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과 세탁기 ♣
최근 로마교황청이 지난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20세기 여성 해방운동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크게 기여를 한 것은 바로 ‘세탁기의 탄생’이라고 보도했다.
여성들이 손으로 세탁물을 빠는 대신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작동되는 동안 육체적 가사노동을 덜 수 있고, 남는 시간을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의 권익 신장에 기여했다고 한 것이다.
세탁기는 ‘기계의 힘을 이용하여 더러워진 세탁물을 깨끗하게 세탁하는 장치’를 말하는데 여성과는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여성은 가사노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로마시대에는 귀족들이 세탁노예를 고용하여 집 밖에서 빨래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고대 이집트에서는 귀족 계층에서 세탁 전담 관리를 두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강가나 냇가의 빨래터에서 여성들이 모여 담소를 하면서 단단한 돌에 빨래를 올려놓고 비비고 나무 방망이로 두드려서 때를 없애고, 햇볕이 잘 드는 들판에 펼쳐서 말렸다. 그 후 우물이 생겨나면서 우물가에서 목욕과 빨래를 했는데 빨래터와 우물가는 가사 일에 속박된 여성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했다.
당시는 모든 빨래를 손으로 비비고 발로 밟아서 때를 없앴는데 세제로는 주로 짚이나 나무를 태운 재를 걸러서 잿물로 사용하거나 두부를 만들고 남은 물도 세제로 사용했다.
내가 어려서는 고무장갑도 없이 한 겨울에도 맨 손으로 더운 물에 빨래를 담갔다가 찬 물로 빨래를 헹구었기 때문에 늘 손이 트고 시퍼렇게 변했다.
세탁기는 19세기 중반에 처음으로 손으로 돌리는 세탁통이 발명되었고, 20세기에 들어서는 전기세탁기가 발명되어 보급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전쟁 후 1960년대 말에 처음으로 전기세탁기가 생산 판매를 시작하여 지금은 각 가정마다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2조식 수동식 세탁기였지만 요즘에는 1조식 전자동 세탁기와 드럼세탁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友瑛. 2009. March.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