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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천명 세대와 스트레스

           

                   

                                  ♥ 知天命 世代와 스트레스  ♥


 知天命은 공자가 쓴 논어 [爲政編]에 나오는 ‘五十而知天命’의 문장을 줄여서 나타낸 글이다. 사람의 연령인 ‘五十 歲’를 가리키는 말로 ‘하늘의 뜻을 깨달을 줄 아는 나이’라고 풀이한다.

 사람의 수명(壽命)이 길어져서 생명보험사에서 종전에는 80세까지만 보장되었는데 요즘에는 100세까지 보장된다고 한다. 五十歲는 百歲를 기준으로 했을 때 꼭 절반을 살아온 셈이다.


 지천명세대는 한국동란이 끝나고 폐허가 된 시점에 태어나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천막교실에서 공부를 하기도 했고, 식량이 부족하여 도시락을 싸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옥수수가루로 찐 옥수수빵을 배급받아 먹었다.

  끼니조차 제 때에 이어가지 못하는 가정에서는 맏딸과 맏아들이 가정형편을 위해 부모님을 도와서 공부를 포기하고 일찍부터 산업전선에 나서기도 했던 불우한 세대이다.


 나는 다행히도 부모님의 배려로 여고를 졸업할 수 있었지만 졸업 후에는 동생들의 학비를 위해 직장에서 받은 월급 전부를 어머니한테 드리고 퇴직금만으로 결혼비용으로 사용했다. 당시에 나와 여동생이 벌어들인 돈으로 어머니는 계를 들어서 목돈을 만들었고 그것이 종자돈이 되어 상가주택을 지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자신이 월급을 관리하고 퇴직금은 비자금으로 활용한다고 하는데 결혼 후에도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어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요즘 10년 만에 다시 제2의 IMF가 도래하였다. 세계적으로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불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업계를 비롯하여 금융권과 중소기업에서도 감원열풍이 불고 있어서 근로자들은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젊은이들은 부양가족이 없거나 자녀의 교육비 부담이 덜하겠지만 40~50대 연령층에서는 중. 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녀의 고육문제에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자신의 노후 준비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재산증식을 위해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강제로 구조조정이나 명퇴를 당하게 되자 시름에 빠져서 술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그래서 40대 이상 남성들의 사망률 중에서 간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요즘 지천명세대는 부모님의 부양의무를 감당하면서 직장에서는 후배들한테 밀리고, 사회에서는 고물 취급을 받고, 가정에서는 아직 자립하지 못한 자녀의 뒷바라지를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병에 걸리는 남성들이 많아졌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자녀들이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취직을 하지 못해 부모한테 의지하는 캥거루족이나 취직을 포기하고 공무원이나 고시를 준비하는 공시족(公試族)과 고시족(考試族)들이 늘면서 지천명세대들은 더욱 고달파질 수밖에 없다.


 여고동창생의 남편들도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암 수술을 하거나 근육병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고, 내 남편도 며칠 전에 회사에서 건강검진 결과 재검을 받았는데 심근경색 증세가 있다고 CT촬영을 권유받았다고 한다.

 남편도 개인 사업을 했다가 IMF 당시 부채가 많았는데 담보대출로 돌려서 지금까지도 원금을 갚아나가고 있다. 더구나 형님과 동업하다가 혼자 빚을 떠맡았으니 아내인 나한테 미안해서 그런지 현장에서 힘든 일을 하면서도 내색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友瑛. 2008. November.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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