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드러운 카리스마 ♣
카리스마(Charisma)란 ‘다른 사람을 매료시키고 영향을 끼치는 능력’을 말한다.
Charisma는 재능이나 신의 축복을 뜻하는 그리스어 ‘Kharisma’로부터 유래하였는데 '추종자들이 지도자가 갖추고 있다고 믿는 경외로운 속성이나 마력적인 힘 또는 사람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인격적인 특성'이 있다.
흔이 정치가나 연예인처럼 대중적이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진 사람을 가리켜 ‘카리스마적’이다 혹은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한다.
얼마 전 조선시대 제22대 정조의 삶과 사랑을 그린 사극 ‘이산’이 끝났다.
당시 老論 세력이 득세하는 가운데 당쟁의 희생양이 된 비운의 사도세자(思悼世子)의 아들로서, 수없이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 탕평책(蕩平策)을 펴고 實學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던 국왕이었다.
그는 자신의 뜻을 반대하는 중신들한테 연산군이나 광해군처럼 강압적인 힘을 쓰지 않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써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聖君은 모두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로 太平聖代를 이루었다. 요즘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대왕세종’에서 볼 수 있듯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께서도 온화한 성품과 백성을 아끼는 성군의 이미지로 비쳐지고 있다.
세조는 정치를 잘 했지만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왕이 되었고, 중국의 진시황은 뛰어난 업적이 많았고 수 많은 나라들을 하나로 통일하고 만리장성을 쌓았지만 분서갱유(焚書坑儒) 등으로 선비들을 탄압하고 힘의 정치를 했기 때문에 성군이 되지 못했다. 반면에 堯임금과 舜임금은 儒家에서 높이 받드는 성군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예인들 중에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분들이 많다.
이순재씨, 최불암씨, 안성기씨, 신구씨, 박상원씨, 백일섭씨, 박인환씨 등은 내가 존경하는 연예인들이다.
한류열풍으로 인기가 있는 배용준씨를 비롯하여 이병현씨, 안재욱씨, 박용하씨 등 젊은 배우들도 곱상한 외모에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우락부락하고 터프한 배우는 오랫동안 사랑을 받지 못한다.
내가 어려서는 친정아버지의 존재가 너무 권위주의적이어서 기침 소리만 들려도 경기(驚氣)를 일으킬 정도로 무서웠다. 그러다 보니 자식들은 아버지를 멀리하게 되고 어머니를 중심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올해 팔순이신 친정아버지는 예전의 엄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자상한 할아버지의 모습만 남아있어서 종이 호랑이가 된 것 같아 오히려 연민(憐憫)을 느낀다.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울 때도 남편은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기는커녕 다가오는 것도 귀찮아해서 아이들이 아버지를 두려워했다. 지금은 친정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주방에서 매운탕을 끓이고 커피를 타는 자상한 아버지로 변했다.
아버지가 변해야 가정이 화목해진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엄한 아버지 보다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을 더 좋아한다.
요즘 백화점이나 할인마트에 가면 젊은 아버지들이 아내가 쇼핑을 하는 사이에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백화점에서는 ‘쇼핑 파파’를 위해 남자 화장실에 아이들의 기저귀를 갈아줄 수 있도록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했다고 한다.
예전에 내가 남편과 외출할 때 남편은 앞에서 걸어가고 나는 아이들을 업고 걸리면서 뒤따라가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당시는 남편들이 가사일을 돕고 아이들을 양육하면 팔불출 소리를 들었던 시대적인 분위기가 강했다.
나는 요즘의 젊은 여성들이 너무 부럽다.
결혼 후 부부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번갈아 할 수 있으니 직장여성들이 마음놓고 아이를 양육할 수 있게 됐다.
요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나라 안이 시끄럽다.
이명박대통령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행하기를 바랄 뿐이다.
友瑛. 2008. June.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