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인 인천여중에 있는 신사임당상
♥ 申師任堂과 賢母良妻 ♥
현모양처란 ‘어진 어머니와 착한 아내의 品性을 가진 가장 이상적인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로 유명한 맹자(孟子)의 어머니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율곡 이이의 어머니인 신사임당(申師任堂)이 있다.
조선시대는 유교사상(儒敎思想)을 국가의 근본으로 삼았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남성중심의 가부장제(家父長制)를 채택하였다. 가부장제 아래서는 삼강오륜(三綱五倫)이 엄격하게 지켜져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이 구분되었고 아들과 딸에 대한 대우도 다를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딸은 결혼과 동시에 出嫁外人으로 제사(祭祀)와 상속권(相續權)에서 제외되었다.
남자는 가문과 자신의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 학문에 정진하여 벼슬길에 나가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를 삼았고, 여자는 시부모님을 극진하게 봉양(奉養)하고 남편과 자식의 뒷바라지를 하는 것을 최고의 부덕(婦德)으로 삼았다.
신사임당은 조선시대 학자인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가부장제에 무조건 순응하는 전형적인 현모양처는 아니었다.
신사임당은 어려서부터 글과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는데 이를 아끼는 외할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글과 그림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다. 결혼 후에도 친정인 강릉에 머물면서도 시댁인 한양에서 술과 사람을 좋아하고 책을 멀리하는 남편 이원수로 하여금 학문에 전념할 수 있도록 채근하였다.
만일 남편한테 잘못이 있으면 반드시 지적하였고, 자식한테는 훈계(訓戒)하였고, 아랫사람들한테 허물이 있으면 꾸짖었기 때문에 늘 존경을 받았다.
신사임당은 당시에는 대다수의 여성들이 감히 꿈꾸어보지 못했던 혼신을 다한 지식인인 동시에 자신의 욕망을 추구할 수 있는 탁월한 예술가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고 자신도 글과 예능(藝能)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여성을 선발하여 ‘신사임당償’을 시상(施賞)하고 있는데 이 상을 수상(受賞)하는 여성은 다른 부문의 수상자 보다 최고의 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주위에 이러한 현대판 신사임당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다가오는 2009년부터는 십만원권과 오만원권의 고액권 화폐(貨幣)가 발행되어 통용될 예정이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십만원권에는 백범 김구선생님이 선정되었고, 오만원권에는 신사임당이 선정되었는데 십만원권은 회색이고. 오만원권은 황색이다.
일각에서는 신사임당에 대한 평가가 왜곡되어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서 평범한 현모양처의 모습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시대를 초월하여 적극적인 삶을 살다간 新女性이었다.
나는 신사임당처럼 자신을 위해서 열정적인 삶을 사는 여성들을 존경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꿈과 미래도 없고 성취감을 느낄 수도 없다.
최근 ‘희망’이라는 책을 쓴 서진규씨는 가발공장 여공출신이었지만 43세에 하버드대학원에 입학하여 59세에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그녀의 인생역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녀가 부잣집 딸로서 부모님의 도움으로 편하게 공부를 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한 여성이었기에 그 결과가 더욱 빛이 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어느 분야에서든지 항상 노력하는 어머니를 존경한다.
友瑛. 2008. January.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