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假面夫婦 ♠
夫婦란 ‘친지나 친척이 보는 앞에서 성스러운 결혼을 하고 혼인신고를 함으로써 법적으로나 사실적으로 인정받는 남편과 아내’를 일컫는 말이다.
현대는 과거와 달리 핵가족제(核家族制)가 보편화되어 가정에서는 부부 중심으로 가정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따로 살다 보니 과감한 애정표현도 할 수 있고, 여성들이 사회활동으로 경제력이 강해지면서 남편한테 절대적으로 순종적이던 과거와 달리 가정 안에서 발언권이 강해졌다.
과거에는 남편의 외도나 고된 시집살이도 잘 견뎌냈지만 요즘 여성들은 맞바람을 피우기도 하고 시부모님한테도 할 말을 다 한다.
요즘 TV 드라마를 보면 ‘며느리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며느리의 파워가 대단하다.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서도 결혼하자마자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남편 월급통장을 달라고 하는 시대가 도달했다. 예전 같으면 분가할 때까지 시어머니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새댁이었을 때는 남편이 월급으로 큰댁식구들이 생활비로 사용해서 결혼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결혼 후 곧바로 실직을 해서 사글세가 밀리고 출산이 다가와도 시어머님한테 도움을 청하지 않았고, 친정에 들어가 살면서 결혼 패물을 팔아서 출산비로 사용했고 친정어머니가 아이를 돌봐주셨다.
요즘 여성들은 어려서부터 오빠나 남동생과 차별 없이 똑같은 수혜를 받고 자라서인지 남편한테 가사분담과 육아문제 대하여 분담하기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시댁식구들의 지나친 가정간섭이나 무관심에도 참지 못하고 발끈한다. 남편과 말다툼을 벌이면 이를 빌미로 하여 한 집안에서도 각방 생활을 하지만 남들이 보는 앞에서는 잉꼬부부처럼 위장하기도 한다. 또 부부가 합의 하에 별거생활을 하면서 주말에만 잠시 만나는 경우에도 이웃이나 아이들 앞에서는 주말부부로 행세하여 안심시킨다.
假面은 ‘거짓된 얼굴 표정’을 말한다. 그래서 이러한 부부를 ‘假面夫婦’라고 부른다. 가면부부의 속사정은 두 사람 외에 아무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두 사람이 연기만 잘 하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연예인들은 사생활 조차도 관심의 대상이다. 대중 앞에서는 항상 닭살커플이나 잉꼬부부로 알려져 있던 연예인 커플이 어느날 파경이나 이혼 사실을 발표하면 그들을 흠모하던 대중은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그들도 神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까지 숨기고 살 수 만은 없었을 것이다.
일반 부부들도 실제로는 별거를 하거나 불화가 있는데도 주위의 이목과 자식들의 앞날을 위해서 가면부부로 살아가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황혼이혼’ 말고도 자식이 대학교에 입학하면 이혼을 하는 ‘대입이혼’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교에 들어갈 무렵이면 성인에 해당하니까 부모 때문에 방황하거나 학업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부부한테는 사랑 보다 믿음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돈이 많지 않아도 서로를 신뢰할 수 있다면 행복한 잉꼬부부로 살아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이혼률에 있어서 세계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조건 있는 사랑은 불행을 지초한다.
가면을 쓴 잉꼬부부가 아니라 진실된 마음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아껴주면서 살아가는 부부가 부럽지 않습니까?
友瑛. 2007. December.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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