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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因緣

 

                                 ★ 因緣 ★


因緣은 어느 사물에 관계되는 연줄을 말한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라서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집 밖을 나서면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길을 가다가 옷 소매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요즘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부터 인연을 만들어간다.

 

나는 학교 동창생 외에 방송대학교 同學들과 인연을 쌓았고, 지금 근무하고 있는 ‘D고무벨트 대리점’ 사장님과도 새로운 인연을 맺은지가 벌써 열 달이 되었다.

직원은 나 혼자인데 직장이라기 보다는 마치 친척집에 간 것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사장님은 구로동에서 사무소가 있어서 일주일에 2~3번 다녀가신다.

내가 대리점 열쇠꾸러미를 가지고 있어서 열고 출근하고, 중간에 사장님이 다녀간 후 퇴근할 때도 마지막에 닫고 퇴근한다.


  처음 면접을 보았던 날이 생각난다.

사장님이 이력서를 보시고는 “공부가 취미에요?”하는 것이다. 아마도 오십대에 늦깎이로 공부를 하는 것이 일반 주부들과는 다르게 느껴졌던 것 같다.

사장님은 “근무하면서 시간이 남으면 편안하게 공부하세요.”하면서 용기를 북돋아주셨다. 지난 8월에는 한자능력시험을 보기 위해 2시간이나 일찍 퇴근하는데 “그냥 편하게 살지 무슨 시험을 또 치러요? 여기는 신경쓰지 말고 빨리 가보세요.”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나 혼자 있다 보니 출근을 한 것인지 도서관에 가 있는지 착각이 들 정도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 집에는 내 방이 없어서 책상이 없지만 직장에는 나만의 책상이 있어서 교과서를 갖다 놓고 손님이 오지 않는 한가한 시간에 공부를 하거나 블로그 활동을 한다.

이곳은 '공단가이드'와 '114', '산업용품 유통단지'에 광고가 들어가 있다. 도매로 직접 사러 오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고 거래처에서 전화로 주문을 하는데, 내가 전화로 사장님한테 보고를 하면 사장님이 창고에서 물건을 직접 배달을 하고 지방은 화물로 부쳐준다.

그래서 갑자기 주문량이 늘어나면 무척 바쁘다.

 

 나는 사무실의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 손님이 오면 종이컵을 쓰지 않고 머그잔을 사서 커피를 타주는데 반응이 좋은 것 같다.

나는 보라색을 좋아하는데 보라색 꽃무늬가 든 방석을 놓았고, 가위와 커피믹스통도 보라색 테두리가 있는 것으로 준비했다.


나는 경리업무가 적성에 잘 맞고 사무실 분위기가 좋아서 여건이 된다면 오래 근무하고 싶다. 종업원이 1인 사업장인데도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는데 급여에서 공제하지 않고 사장님이 지불하고 있다.

의료보험증이 나왔고 집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되었다는 통보가 와서 다음날 사장님한테 얘기하고 “이 다음에 정말로 고용보험을 탈 수 있어요?”하니까 “왜 그만두시려고요?”하면서 놀라는 표정을 짓으신다.

“아닙니다. 저는 사장님이 그만두라고 하지 않으면 환갑때까지 다닐겁니다.”했다.

 

                    友瑛.  2007. November.1

 사장님 책상이지만 컴을 사용할 때는 여기서 합니다.

 내 책상에서는 장부정리를 합니다.

 냉온수기와 냉장고, 테이블

컵은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머그컵에 커피를 타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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